제너럴모터스(GM)의 파산 가능성이 증폭되면서 금융위기를 확산시킨 리먼브러더스 사태가 재연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미국 정부가 GM 파산에 따른 충격을 완화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하고는 있지만 파산 전문가들은 여전히 GM의 파산이 산업계와 금융권에 미칠 파장이 예상보다 클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연계산업이 많은 자동차산업의 특성상 GM 파산에 따른 충격은 부품업체와 딜러(판매상) 등 전방위로 확산될 수 있다는 것이다.
기업회생 전문 컨설팅업체 알바레즈앤마살의 말콤 맥켄지 이사는 "리먼브러더스의 파산이 금융 부문의 신용 위기에 촉발점이 된 것처럼 GM의 파산보호신청은 제조업계가 위기를 맞는 결정적인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프리츠 헨더슨 GM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7일 노조와 채권단과의 간담회에서 "파산은 하나의 옵션"이라며 "GM은 다양한 경로를 통해 긴급사태에 대한 대책을 강구하고 있으며 정부와 사전 합의된 파산절차를 포함한 옵션도 검토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GM의 파산보호신청을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또 이에 따른 파장은 예측할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스티븐 스미스 UBS글로벌 구조조정팀 대표는 "GM의 파산은 불가피하다"며 "정부가 아무리 파산의 충격을 최소화하려 해도 GM의 파산에 따른 문제는 장기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해외사업 부문의 구조조정은 쉽지 않은 일이 될 것이고 우량 기업의 파산은 소비자들에게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존 펜 씨티그룹 미국 채권 투자전략가는 "지난 2005년 정크 수준으로 전락한 GM과 포드의 채권에 투자한 이들은 엄청난 손실을 보고 이를 팔아야 한다"며 "하지만 주식시장은 채권시장보다 충격이 더 클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 2007년 10월 주당 42 달러를 웃돌았던 GM 주가는 지난 17일 1.86 달러로 주저앉았다.
신문은 또 우량 기업의 파산으로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더 깊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조셉 라보그나 도이치방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많은 정책입안자들은 금융시스템이 리먼브러더스를 통제할 수 있을 것으로 믿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며 "지금도 그들이 GM의 파산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과소 평가할까봐 우려된다"고 말했다. 그는 "파산은 실업률은 물론 소비자 신뢰에도 악영향을 끼쳐 결국 지출 감소를 부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은선 기자 stop1020@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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