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자동차 '빅3' 가운데 막내인 크라이슬러의 파산이 임박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30일 보도했다.
신문은 미 재무부와 크라이슬러 채권단이 전날까지 벌이던 협상이 결렬돼 크라이슬러가 이날 파산보호(챕터 11)를 신청하는 것이 확실시됐다고 보도했다.
채권단 가운데 JP모건체이스와 골드만삭스 등 주요 채권 은행은 재무부가 69억달러 규모의 무담보 채권을 포기하는 조건으로 현금 2억5000만~22억5000만달러를 지급하겠다는 제안에 동의했지만 헤지펀드와 45개 중소 규모 채권 은행은 이를 거절했다.
크라이슬러의 최대 채권자인 JP모건체이스는 전날 나머지 채권자들을 상대로 90분간 표결을 실시했으나 상당수가 반대 의사를 나타냈다고 협상 관계자는 전했다.
신문은 크라이슬러 문제가 법정으로 넘어가는 것은 불확실성의 새 장이 열리는 것이라며 채권자와 수천명의 판매상(딜러)이 잇달아 소송을 제기해 구조조정이 더뎌 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크라이슬러가 파산보호를 신청하는 게 오히려 피아트와의 제휴협상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피아트의 바람대로 크라이슬러의 판매망을 뜯어고치려면 딜러 수백명을 감축해야 하는데 딜러들과 맺은 계약을 파기하거나 수정하기에는 파산 상태가 유리하다는 것이다.
반면 재무부 내부에서는 파산보호 신청이 크라이슬러의 미래에 대한 정부의 통제력을 훼손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한편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전날 크라이슬러의 생존 가능성에 대해 낙관하고 있다면서 "크라이슬러가 파산보호를 신청하게 되면 관련 절차가 매우 신속하게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신회 기자 raskol@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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