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연구진에게 ‘중국과 한국 중 어디 갈래’라고 물으면 90%는 중국이라고 할 겁니다"
우수한 해외 연구진과 투자를 유치하려는 경쟁이 뜨겁다.우리나라 국가 총 R&D 투자에서 외국재원이 차지하는 비중은 얼마나 될까? 아쉽게도 소수점에 불과하다.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이 11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따르면 우리나라 국가 총 R&D 투자에서 해외투자 비중은 0.2%(2007년)로 나타났다. 2005년부터 최근 3년째 감소세다. 지난 2005년 24조1554억원 가운데 1714억원(0.7%)이었던 해외 비중은 2006년 823억원(0.3%), 2007년 697억원(0.2%)로 급격히 떨어졌다.
2006년 기준 EU 27개 회원국 평균인 8.4%에도 한참 뒤지는 수치다. 주요 EU 국가와 비교해 봐도 격차는 심하다. 2006년 영국은 전체 예산의 17%, 프랑스는 7%를 해외에서 조달했다.
이에 대해 이번 조사를 맡았던 오동훈 연구위원은 “우리나라가 투자 매력이 없기 때문”이라고 딱 잘라 말했다. 오 위원은 “외국인직접투자(FDI) 1위가 미국, 2위가 중국이다”며 “미국에는 앞선 기술과 인프라를 흡수하기 위해, 중국에는 값싼 인력을 얻고 거대 시장을 향한 교두보를 마련하기 위해 투자한다”고 말했다.
반면 우리나라는 “비싼 인건비와 외국인직접투자와 관련한 절차가 복잡한 문제들이 있다"고 말했다. 특히 외국인들이 오랫동안 정착해 살기에 여건이 좋지 못한 점을 지적했다.
오 연구위원은 “우리나라가 해외 연구진들의 노하우와 성과를 물려받기 위해서는 오랜 기간이 필요하지만 외국인들이 가족과 함께 들어와 살기에는 우리나라가 교육·문화적으로 부족함이 많다”며 “이 때문에 혼자 한국에 들어왔다 몇 개월 잠시 머물다 나가는 해외 연구진들이 많다”고 말했다.
오 연구위원은 현재 미국, 일본, 유럽 등 전통적 기술 강국에 집중돼 있는 협력국의 범위를 브릭스(BRICs) 등 개도국과 신흥잠재국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교육과학기술부는 우리나라 해외 R&D투자 유치가 어려운데 공감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
교과부 관계자는 “참여정부 때부터 부처마다 해외R&D 연구소를 유치하자는 분위기가 있었지만 중국, 인도처럼 다국적기업 투자는 쉽지 않다”며 “투자 환경이 외국에 비해 매력이 적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우수한 해외 연구진과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나라간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우리만 유독 여유로운 모습이다.
최소영 기자 youth@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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