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기화 심평원 평가위원 |
일반인들은 생소하겠지만, 스페인 독감은 1918년부터 2년여 동안 유럽을 휩쓸었고 사망자가 3천만 명에서 최고 7천만 명에 달했다. 전 세계로 확산되어 우리나라도 740만 명이 감염돼 14만 명이 사망했다.
이후 보건전문가들은 유행성독감이 출현할 때마다 호들갑스러울 정도로 경고를 울린다. 실제 1957년에는 아시아독감이, 1968년에는 홍콩독감이 유행해 세계적으로 약 200만 명이 사망하기도 했다.
다행스럽게도 이번 신종 플루는 전염력은 강하지만 치명적이지는 않다.
25일 오전 8시(제네바 시각) WHO의 발표에 의하면 신종 플루 감염자는 1만2515명이다. 대부분 미국과 멕시코에서 발생했고 캐나다 등 북미지역에서 약 93%가 발생했다.
인플루엔자는 일반적으로 기온이 올라가면 활동이 약해지는 반면, 이번 신종 플루는 기세가 꺾이지 않아 각 국 보건당국이 애를 태우고 있다. 우리나라는 멕시코로 봉사활동을 다녀온 수녀님이 처음 감염됐지만, 철저히 격리하는 등 잘 대처해 대규모 확산은 없었다.
이웃 일본과 중국에서는 신종 플루 환자가 속출하고 2차 감염이 확산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신종 플루 유입이 잘 차단됐다. 하지만 최근 북미지역에서 입국한 외국인이 집단 발병하여 신종 플루 확산 우려를 낳고 있다.
신종 플루는 잠복기가 9일 정도로 증상이 없을 때 전파될 수 있기 때문에 입국장 검역만으로는 완벽히 차단할 수 없다. 위험지역 여행을 자제하고(질병관리본부 해외여행질병정보센터(http://travelinfo.cdc.go.kr), 외교통상부 해외안전정보(www.0404.go.kr)에서 여행지역 정보확인 가능), 여행자가 자기관리를 철저하게 하는 것이 최선이다. 여행자는 입국 후 잠복기 동안 외출을 자제하고 주변 사람과 접촉을 피해야 한다.
조류독감이나 돼지독감은 해당 동물과의 접촉을 통해 감염되는 것과 달리 신종 플루는 공기를 통해 감염된다. 감염을 막기 위해 독감환자와의 직접 접촉을 피해야 한다.
특히, 기침하는 사람과 90cm이상 거리를 유지해야 한다. 기침이나 재채기 시에는 침이 1m에서 멀리는 2m까지 날아갈 수 있다. 기침 할 때 보통 손으로 입을 가리므로 악수를 삼가하고 손을 자주 씻어야 한다. 손 씻기는 신종 플루 확산을 막는 강력한 예방법이다.
독감 희생자는 주로 위생상태가 나쁘거나 면역력이 떨어진 사람이다. 개인위생을 철저히 하고 면역력을 높일 필요가 있다. 면역력을 떨어트리는 과도한 스트레스를 피하고 과로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땀을 흘릴 정도의 적당한 운동과 과일·채소·견과류·버섯 등이 면역력을 높이는데 도움이 된다.
여행 중 고열·기침 등 독감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치료를 받고 신종 플루 가능성을 의사에게 알려야 한다. 보건복지가족부에서는 37.8℃ 이상의 발열과 더불어 콧물, 코막힘, 인후통, 기침 중 1개 이상의 증상이 있는 경우 신종 플루로 진단한다고 발표했다.
이런 경우 7일 이내에 신종 플루 확진환자 발생지역을 방문했거나, 신종 플루 추정 혹은 확진환자와 접촉한 사람은 의심사례로 분류하여 격리하고 정밀검사를 실시한다.
1918년 스페인독감도 대유행에 앞서 잠깐 나타나 큰 피해없이 사라졌다가, 가공할만한 전염력과 치명적 독성으로 무장하고 다시 나타났음을 기억해야 한다.
계절이 여름으로 바뀌고 있어 신종 플루의 기세가 꺾일 것으로 예상되지만 재무장해 언제든 다시 나타날 수 있으므로 긴장을 늦추어서는 안 된다.
하지만, 스페인독감이 유행했던 때와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각국 방역체계와 의료수준이 발전했으며 각 국과 세계보건기구의 공제체계 역시 잘 갖춰져 있다.
신종 플루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개인위생을 철저하게 하며 정부당국의 방역을 신뢰하고 지침에 따르면 신종 플루가 우리에게는 커다란 위협이 되지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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