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은 파산보호를 통해 부실자산에 대한 청산을 가속화하고 우량 자산을 중심으로 한 '뉴 GM'으로 재탄생할 전망이다. 하지만 GM이 치를 혹독한 구조조정은 바닥론이 나오고 있는 미 경제에 또 다른 '충격'을 가할 것이라는 우려도 크다.
1908년 미시건주 디트로이트에서 설립된 GM은 '미국의 맥박'을 표방하며 포드 및 크라이슬러와 함께 '빅3'로 불리며 전세계 자동차시장을 호령했다.
그러나 1980년대 이후 일본 자동차회사들의 추격에도 대형차에 집착하며 안이하게 대응해 경쟁력을 잃기 시작했고 이내 쇠락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결국 크라이슬러에 이어 GM도 파산보호라는 '굴욕'을 당하게 됐다.
GM이 회생에 성공하면 새 회사는 정부가 72.5%의 지분을 갖는 사실상 국영회사로 거듭난다. 또 전미자동차노조(UAW)의 퇴직자 건강보험기금(VEBA)과 채권단, 캐나다 정부가 각각 17.5%, 10%, 12.5%의 지분을 보유하게 된다. 일각에서는 정부 지분이 60%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새 GM의 부채는 현재보다 60% 가량 줄어 든다. 그래도 정부 80억 달러, 노조 25억 달러, 기타 65억 달러 등 모두 170억 달러의 부채를 짊어져야 한다.
미 정부는 이미 투입한 194억 달러 외에 약 300억 달러를 추가 지원할 방침이다. 캐나다 정부도 약 90억 달러를 투입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GM은 지원금을 소형차 및 미래 전기자동차 생산을 위한 밑천으로 삼을 예정이다.
하지만 GM 파산이 미 경제에 미칠 악영향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구조조정으로 사라지는 일자리가 문제다. 이로 인해 실업률이 높아지면 소비 위축으로 이어져 미국의 경기회복을 지연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GM은 지난해 말 현재 24만3000명의 종업원을 고용하고 있고 이 중 17만명이 시간제 근로자, 나머지 7만3000명이 급여를 받는 정식 근로자다.
GM은 미국 내 47개 공장을 내년 말 34개로 줄인 뒤 2012년까지 31개로 감축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지난해 6만2000명이었던 공장 근로자 중에서 내년 말까지 2만1000명이 GM을 떠날 것으로 보인다.
협력업체와 딜러망 감축에 따른 감원과 연쇄 도산, 지방 정부의 세수 감소 등 GM 파산의 충격은 전방위로 확산될 수 있다.
5월 말 현재 5969개에 달하는 GM의 딜러망은 내년 말까지 3600개 수준으로 줄어들고 감원과 공장 폐쇄로 인한 협력업체의 연쇄 도산이나 감원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GM의 연간 구매예산은 940억 달러에 달하고 3200개 협력업체가 16만개의 부품을 공급하고 있다.
앞서 파산보호를 신청한 크라이슬러의 구조조정 여파까지 합쳐지면 미국 경제가 입을 타격의 강도는 예상을 초월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신기림 기자 kirimi99@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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