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문정국’ 여파가 시시각각 한나라당에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급서거 이후 미디어법 등 쟁점법안의 6월 임시국회 통과는 고사하고 당 기반마저 흔들릴 위기다.
노 전 대통령의 국민장 이후 당 지지도에서 4년 만에 한나라당을 추월한 민주당은 ‘정치보복설’ ‘대국민 사과’ 등을 앞세워 대여권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이에 한나라당에선 박희태 대표 사퇴론까지 본격화되는 등 포탄을 맞은 분위기다.
당초 한나라당의 지상과제였던 미디어법과 금산분리 완화법 처리는 고사하고 6월 임시국회 개최 여부부터 큰 문제다.
여야 신임 원내지도부는 1일 국회에서 첫 회동을 벌였으나 서로 변함없는 입장 차만 확인했다.
안상수 신임 원내대표는 “경제위기인 만큼 일상으로 돌아가 8일 국회를 열어 쟁점법안을 처리하자”고 설득했다.
그러나 민주당 이강래 원내대표 측은 “8일 열고 안 열고는 안 원내대표에 달렸다”며 “(노무현 전 대통령) 정치보복 진상과 책임규명 차원에서 열어야 한다”고 쟁점법안 처리를 늦출 것을 못 박았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당 내부에서도 불협화음이 불거졌다.
당 쇄신특위 김선동 대변인은 이날 “특위 회의 결과 박 대표 등 지도부 사퇴와 함께 대행체제 및 조기전당 개최 문제 등을 충분히 논의했다”며 “노 전 대통령 서거에 따른 후속대책으로 이명박 대통령의 대국민담화문 발표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우선 특위의 건의가 받아들여지든 안 받아들여지든 당에는 심각한 후유증이 예고된다.
한나라당의 한 당직자는 “안 원내대표는 경선 출마 때도 ‘특위 의견은 존중해도 당 우선시 차원에서 배제할 것은 배제하겠다’고 단언했던 만큼 쇄신 방향을 두고 내부 분열을 피할 수 없을 듯하다”며 쟁점법안 처리 전 한 차례 폭풍이 올 것을 예고했다.
또 4년 만에 지지도를 추월당한 만큼 내부에서도 오는 10월 재보선과 내년 지방선거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민본21’ 소속 한 초선의원은 “분명한 것은 지도부가 현 체제를 계속 유지할 경우 과거 열린우리당의 23대 0 대패 사례나 올 4월 재보선 0대5 참패 악몽이 재현되리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대외문제에서도 역풍을 맞을 가능성이 높다.
노 전 대통령 서거와 북한 2차 핵실험이 맞물리면서 현 정부의 대북 기조에 대한 비난여론도 갈수록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민주당의 한 당직자는 조문차 봉하마을을 방문한 자리에서 “이 같은 상황에 북한이 (노 전 대통령 서거에 대한)유감은 표하면서도 핵실험을 한 것은 대북 강경 기조를 유지하는 이명박 정부에 대한 경고가 아니겠느냐”고 평하기도 했다.
안광석 기자 novus@ajnews.co.kr
('아주경제=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