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합병(M&A)으로 유동성이 악화한 금호아시아나그룹이 7월 말까지 새 투자자를 찾지 못하면 대우건설을 다시 내놓기로 한 것으로 1일 알려졌다.
금융계와 산업계 등에 따르면 금호아시아나그룹과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절충안을 마련해 재무구조 개선 약정을 체결했다.
채권단 고위 관계자는 "금호아시아나그룹은 M&A로 인한 유동성 부담에서 벗어나기 위해 대우건설을 다시 내놔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올해 말 행사가 예정된 대우건설 풋백옵션(금융자산을 약정된 기일과 가격에 매각자에 되팔 수 있는 권리)의 만기를 연장해주는 것은 더욱 부담이 커지기 때문에 해결책이 될 수 없고 금호생명 등 다른 계열사를 팔아봐야 유동성 문제 해소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일단 7월 말까지 대우건설 풋백옵션에 투자할 새로운 재무적 투자자를 찾기로 시간을 벌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그러나 2개월 간 새 투자자를 찾지 못하면 산업은행이 조성키로 한 사모주식펀드(PEF)에 대우건설의 풋백옵션(주식)을 넘기기로 했다.
대우건설 풋백옵션이란 금호아시아나그룹이 2006년 대우건설을 인수하면서 재무적 투자자들로부터 3조5천억 원 정도를 지원받는 대신 올해 말까지 대우건설 주가가 행사가격인 3만1천500원을 밑돌면 이들에게 차액을 보전해주기로 한 계약을 말한다.
대우건설 주가가 1일 종가 기준으로 1만1천150원에 불과해 투자자들은 올해 말 풋백옵션 행사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풋백옵션이 행사되면 그룹은 4조 원을 들여 차액을 보전해줘야 하며 금호 측의 대우건설 보유 지분은 현 32%대에서 71%대로 높아진다.
산업은행의 PEF가 대우건설 풋백옵션 물량을 받아주면 금호는 일단 유동성 압박에서 벗어날 수 있으나 대우건설을 그룹에서 완전 계열분리해 풋백옵션(지분)과 함께 경영권도 넘겨야 한다. 대우건설이 3년 만에 다시 주인 없은 신세가 되는 셈이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시가에 경영권 프리미엄을 얹어 대우건설을 인수하되 금호에 추후 되살 수 있는 우선매수청구권을 부여할 것"이라며 "금호는 일단 시가에 팔지만 3~5년 뒤 시장상황이 개선 되면 차익도 돌려받을 수 있고 원하면 다시 되살 수 있다"고 말했다.
금호는 또 올 하반기 만기가 돌아오는 1조5천억~2조 원 규모의 회사채 상환 등을 위한 추가 유동성을 마련하기 위해 금호생명, 서울고속버스터미널 지분(38.74%), 사회간접자본(SOC) 지분, 유휴 자산 등도 매각키로 했다.
인터넷뉴스팀 기자 news@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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