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서울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 동아시아회의에서는 세계 경제위기 속에서 동아시아의 역할이 집중 논의됐다.
피터 샌즈 스탠다드차타드은행 그룹 최고경영자(CEO)는 `동아시아, G20의 글로벌 재설계와 도전' 세션에서 "진정한 의미에서 세계 경제를 재편할 필요가 있다"면서 "아시아는 이 과정에서 세계 경제의 재균형을 잡아야 한다"고 제안했다.
샌즈 CEO는 "과거 경제 모델에서 아시아는 전적으로 생산을, 서구는 전적으로 소비를 담당했다"며 "이제는 아시아는 조금 더 소비하고, 서구는 조금 더 저축하는 새로운 구조조정을 겪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금융위기 이후 서구에서 아시아로 경제 파워가 이동했다. 아시아가 적극적으로 국제금융기관 등에서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면서 "최근 보호주의 부상 흐름에 대해서도 이를 전적으로 억제하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라자트 나그 아시아개발은행 사무총장은 "금융위기는 결국 사회위기라는 사실이 간과되고 있다"며 "단순히 금융만 보면 안된다. 금융위기가 사회, 정치 분야 위기로 확산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나그 총장은 또 "이제야말로 아시아가 다른 종류의 성장 패러다임을 보여줘야 한다"면서 "아시아는 세계의 핵심 공장 역할을 해 왔지만, 이제는 소비를 해야하고 새로운 균형도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보호주의는 반드시 억제돼야하고, 아시아 전체를 자유무역지대로 만들어야 한다. 최소한 아시아 전체 자유무역협정이 체결돼야 한다"면서 "이제 경제 중심이 아시아로 옮겨오는 상황에서 아시아의 역할을 강화하는 지배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안호영 외교통상부 통상교섭조정관은 "서구에 문제가 있다 하더라도 아시아는 계속 성장을 추구할 수 있다는 인식이 있었지만, 위기가 전개되면서 그렇지 않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면서 지금은 그야말로 글로벌 위기 상황이고, 대책에도 전세계가 동참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안 조정관은 또 "아시아 금융위기의 교훈은 외환 보유고를 충분히 확보해야 한다는 것인데, 그것이 세계적 금융 불균형을 초래했다는 지적도 나온다"면서 "이런 차원에서 새로운 신용 라인을 활용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고 덧붙였다.
안 조정관은 "G20에 동참해줄 것을 요청받고 한국은 고무된 상황"이라며 "내년 G20 의장국으로서 한국이 어떻게 기여할 지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다케나가 헤이조 일본 게이오대 교수는 "위기 극복을 위해 전 세계적 관리 시스템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면서 "G8 회담이 이탈리아에서 개최될 예정이지만, 앞으로 G20으로 대체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케나가 교수는 또 "내수 진작을 위해 재정 지출을 계속하는 자세는 바꿔야 한다"면서 "정책적 차원에서 구조적으로 문제를 해결해야 하고, 펀더멘털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키아트 싯시아몬 태국 총리실 무역대표는 "세계경제가 회복 기미를 보이고 있지만, 이 모멘텀이 주춤하지 않도록 경계해야 한다"면서 "전속력으로 나아가야만 이런 정책이 유지될 수 있다"고 밝혔다.
키아트 대표는 "새로 부상하는 중산층이 존재하는 대부분 아시아 국가들의 경우 소비중심 국가로의 변화 조짐은 있다"면서 "그러나 결국 더 많은 사람들이 소득을 올릴 수 있게 돼야 소비진작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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