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격적인 세제·자금 지원, '포이즌 필' 등 규제완화 등 맞춤형 해법
재정악화 우려..일부기업 특혜 소지도
2일 정부가 내놓은 투자 촉진책은 세금을 깎아주고 규제의 벽을 허물며 자금까지 융통해주면서 투자에 '올인'하는 전방위 대책이다.
민간 곳간에 쌓여있는 여윳돈을 투자로 이끌어 재정의 힘으로 지탱해왔던 경기 회복력을 극대화하고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선순환을 노리겠다는 의도가 깔려 있다.
◆세금 깎고 규제 풀고 투자자금 융통..'포이즌 필' 등 도입
정부가 2일 발표한 투자 촉진책은 선제적 민간 투자를 유도해 경제의 도약판을 넓히고 지속가능한 성장동력을 키우려는 포석이다.
우선 투자계획에 상응한 세제·자금 지원, 규제완화 등 맞춤형 해법을 통해 즉각적인 투자를 이끌어내는 방안이 눈에 띈다.
합성천연가스 플랜트를 세액공제 혜택을 주는 신재생에너지설비로 인정해 기업으로부터 1조원 투자를 이끌어내고 프로스포츠 경기장에 대한 수익시설 설치제한을 완화해 프로야구구단 등으로부터 2조~3조원의 투자를 유도하는 게 대표적 사례다.
기업의 투자를 촉진하기 위해 설비투자펀드 조성이라는 카드도 꺼냈다. 기업의 단독 투자 부담을 덜고 파격적인 세제 지원으로 연구개발(R&D)을 활성화하겠다는 것이다.
우선 펀드를 5조원 규모로 조성하고 국책은행의 설비자금 대출 5조원을 연계한 뒤 여기에 민간의 매칭투자로 10조원이 더해지면서 20조원을 굴릴 수 있다. 펀드를 10조원으로 늘리면 대출과 기업의 매칭까지 합쳐 투자가능 규모가 40조원까지 불어날 수 있다.
이는 최근 경기 침체로 기업들이 대규모 투자와 연구 개발을 꺼리고 있어 정부와 공동 투자로 위험을 나누고 세제 혜택으로 인센티브를 부여하겠다는 정부의 강력한 의지가 담겨 있다.
재정·세제 지원도 파격적이다. 녹색기술과 원천연구에 대한 R&D 재정투자를 연평균 10.5% 늘려 2013년 18조4000억원 규모로 확대된다.
그린수송시스템, 첨단그린도시 등 신성장동력 17개 사업에 대한 비용세액공제율은 현재 3~6% 수준에서 20% 수준으로 늘린다. 중소기업은 기존 25%에서 30%로 상향 조정된다. 원천기술R&D에 대해서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최고 수준의 세액공제 혜택을 준다.
규제 분야에서는 풀지 못했던 난제들이 대거 모습을 드러냈다.
이른바 신주를 낮은 가격으로 살 수 있는 콜옵션을 기존 주주에게 부여하는 '포이즌 필' 등 적대적 인수합병(M&A)에 대응한 방어기제를 법제화하는 방안을 마련키로 한 것이나 회사채 발행한도 폐지, 지적 재산권까지 포함한 '포괄적 동산담보제도' 도입 추진, 통합도산법 개정, 창업단계 축소 등을 꼽을 수 있다.
◆재정 건전성 비상..특혜 논란 등
그러나 우려의 목소리도 없지 않다. 당초 예산안에서 수정예산, 추가경정예산을 거치면서 재정지출이 28조원 늘어난 반면 국세수입은 10조원가량 줄면서 올해 재정수지가 51조원 적자가 날 상황에서 획기적 세제지원을 주기로 했기 때문이다.
세수 감소분을 예상하기 어려운 상황이지만 R&D 세액공제는 경우에 따라 당기분의 35%나 해주고 주요 R&D 관련 설비투자세액공제와 에너지절약시설 투자에 대한 세액공제의 일몰을 올해말에서 3~2년을 연장한다.
이를 통해 투자 확대→경기 회복→일자리 창출→세수 증가로 이어지는 공식이 성립할 수도 있지만 재정 건전성을 회복하기 위해 비과세·감면 조치를 축소하겠다는 정부의 기존 방침과 거리감이 있어 보인다.
투자확대에는 '큰 손'의 역할이 필요하긴 하지만 신성장동력 R&D 세액공제율만 봐도 중소기업은 25%에서 30%로 높이는데 그친 반면 일반기업은 3~6%에서 20%로 올리면서 혜택의 증가폭을 달리한 점도 논란거리가 될 수 있다.
아울러 기업 개개의 애로에 부응한 세제·인센티브 제공과 규제완화는 제2롯데월드 허용을 둘러싼 공방에서 봤듯이 자칫 특정기업에 대한 특혜논란으로 비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우려다.
포이즌 필도 기업의 자위권 보장을 위한 선택이지만 구체적인 도입 방향에 따라서는 반시장적 제도라는 논란이 되살아날 수도 있어 보인다.
지배주주가 계열사들을 이용해 실제 자신의 보유 지분보다 훨씬 많은 지배권을 행사하는 국내 대기업 지배구조의 특수성을 고려하면, 포이즌 필 도입이 자칫 재벌 총수일가의 경영권을 보장하는 수단으로 전락할 수 있다고 시민단체들은 반발하고 있다.
이밖에 유해물질을 방출하는 공장에 대한 상수원 인근 지역 입지규제를 완화하는 방안도 거센 반발을 불러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아주경제= 서영백 기자 inche@ajnews.co.kr(아주경제=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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