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의 주택담보대출 강화 움직임에 시장이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상승폭이 줄어들거나 보합세로 돌아서는 등 금융규제에 빠르게 반응하고 있다.
금융권과 정부가 대출규제 검토에 나선 것은 풍부한 유동자금이 부동산 투기 시장에 합류할 조짐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특히 800조원이 넘는 단기 부동자금이 부동산 시장으로의 움직임이 포착되는 것도 한 요인이다.
하지만 금융규제가 아직은 시기상조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부동산 시장 안정 차원에서 선제적인 대응으로 규제가 불가피하다는 의견도 있지만 국지적인 투기 바람을 잡으려다 다시 전반적인 부동산 시장 침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금융규제 사전효과...집값 보합세
금융당국이 주택담보대출을 규제할 계획이라는 소문이 나온 지난주 집값 상승폭이 둔화됐다. 물론 거래도 크게 줄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7월 첫째주 아파트 가격은 서울 0.15%, 신도시 0.05%, 수도권 0.04% 상승했지만 전주에 비해 그 폭은 줄어들었다. 서울 재건축 시장도 0.61% 상승률로 오름세가 소폭 둔화했다.
하나공인(강남 반포) 관계자는 "벌써부터 매도시점을 묻는 문의가 늘고 있다"며 "정부가 규제를 발표하기도 전에 이 정도 상황이라면 대출을 묶는 것이 가능하겠느냐"고 반문했다.
실질적인 대출 규제에 앞서 시장에 경고를 보냄으로써 안정을 도모하려는 정책의도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정부가 부동산 시장회복을 위해 지난해 말부터 '강남3구 투기지역 해제'라는 초강수를 둘 것이라는 보도가 나간 이후 시장은 강남지역을 중심으로 빠르게 상승했다. 강남3구를 투기지역에서 풀지 않았지만 입서비스(?)만으로 큰 효과를 거둔 것이다.
◇"아직은 시장회복이 우선"
업계나 시장의 분위기는 주택담보대출 규제에 대해 아직까지 시기상조라는 반응이다.
집값이 급등하거나 대출 수요가 급증하는 지역에 한해 규제를 강화한다는 것이 금융당국자의 얘기지만 자칫 서서히 회복되고 있는 시장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기 때문이다.
박원갑 스피드뱅크 부동산연구소장은 "단기적인 과열 양상을 잠재우고 금융기관의 건전성을 유지해야 한다는 원론적 측면에서는 검토할 수 밖에 없다"며 "하지만 대출규제는 가장 직접적이고 강력한 규제인 만큼 시장에 주는 충격은 클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실수요자의 내집 마련을 다시 어렵게 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영진 닥터아파트 리서치연구소장은 "대출을 규제해도 강남3구 등 강남권 상승 분위기는 쉽게 꺽이지는 않을 것"이라며 "오히려 갈아타기를 하려는 실수요자들이 어려워질 수 있다"고 말했다.
건설업계의 불만은 더 많다. 대형사 관계자는 "대출규제를 강화하면 호재가 많은 극소수 지역을 제외한 나머지 지역의 분양시장이 다시 얼어붙을 것"이라며 "당장 하반기 분양예정 계획도 연기해야 할 판"이라고 말했다.
중견건설사 관계자는 "청라지구가 과열된 것은 사실이지만 부동산 회복바람이 수도권 전체로 이어지지 않을까 기대했는데, 정부가 또다시 규제로 찬물을 끼얹는게 말이 돼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아주경제= 정수영 기자 jsy@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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