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삼성전자 효과로 1500선을 넘어섰다. 그러나 제2 삼성전자가 나오지 않는다면 1500선 안착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사실상 삼성전자를 마지막으로 시가총액 상위종목 대부분이 2분기 실적 발표를 마쳤다. 지수가 되밀리지 않으려면 새로운 주도주가 나와야 할 상황인 것이다.
◆실적랠리 이후 대안 주목=주식시장을 달아오르게 했던 실적랠리가 마무리에 들어가면서 증권가는 추가 상승을 위한 대안 찾기에 분주하다.
26일 한국거래소와 증권업계에 따르면 코스피는 이달 들어 24일까지 1390.07에서 1502.59로 무려 112.52포인트(8.09%) 급등했다. 이 기간 삼성전자도 59만2000원에서 68만3000원으로 9만1000원(15.37%)이나 뛰어올랐다.
문제는 그동안 지수 상승을 이끈 삼성전자와 현대차, LG전자를 비롯한 핵심 블루칩이 숨고르기에 들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22일 LG전자를 시작으로 23일 현대차, 24일 삼성전자는 나란히 '어닝서프라이즈'에 해당하는 성적표를 내놨다.
특히 시총 1위 삼성전자는 2분기 매출액 32조5100억원과 영업이익 2조5200억원으로 높아진 시장 기대치를 만족시키는 데 부족함이 없었다.
하지만 삼성전자 주가는 24일까지 3거래일 동안 오히려 1.30% 하락하며 조정에 들어갔다. 현대차도 당초 예상을 30%나 웃도는 영업이익을 내놨지만 같은 기간 1.55% 떨어졌다. LG전자 역시 사상 최대 분기 이익에도 2.63% 밀렸다.
주가 흐름만 보면 2분기 실적이 약발을 다한 것이다.
박승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1500선 돌파 이후 기존 주도주인 IT와 자동차가 시장 대비 부진한 모습"이라며 "1500선을 저항선으로 여기는 심리적 요인도 부담"이라고 말했다.
더 오르려면 주도주 교체가 이뤄져야 한다.
박 연구원은 "코스피가 오름세를 이어가려면 그동안 부진했던 운수장비ㆍ철강ㆍ기계 업종이 전면에 나서면서 기존 주도주를 대신해야 한다"며 "다만 업황 회복 속도가 상대적으로 뒤지는 만큼 상승 탄력은 떨어질 수 있다"고 전했다.
◆순환매 대비 투자전략 변경=주도주 교체에 따른 순환매에 대비하려면 과감한 투자전략 변경도 필요하다.
박성훈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존 주도주 약세에도 그동안 못 올랐던 종목이 반등에서 나서면서 전체적으로 균형을 이루고 있다"며 "업종별ㆍ종목별로 순환매가 이어지는 점을 감안할 때 단기적으로 낙폭과대 소외주를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기존 주도주를 대신할 업종으론 운수장비ㆍ철강ㆍ기계ㆍ산업재ㆍ소재가 꼽히고 있다.
서동필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이들 업종에 대해 "전년동기와 전기 대비 모두 실적을 개선했다"며 "이는 경기 개선에 대한 기대가 기업 이익에 반영되는 것을 암시하는 것으로 하반기에도 꾸준히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전했다.
개별 종목으론 한화와 에스원, 대신증권, 호텔신라, 동일산업, 동국제약, 가온미디어, HRS가 유망해 보인다.
이경수 신영증권 연구원은 이들 종목을 추천하면서 "실적이 금융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했으나 주가는 그에 못 미친다"며 "장기적 성장이 전망되는 동시에 이익창출력도 회복되는 종목"이라고 말했다.
문진영 기자 agni2012@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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