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유지되고 있는 보험계약을 해지하라고 권유하는 보험사가 있을까.
미래에셋생명이 이같은 황당한 행태를 보이고 있다. 가입자들에게 보험료를 돌려줄테니 계약을 무효화하라는 전화를 돌리고 있는 것이다.
이유는 퇴사한 설계사들에게 지급했던 수당을 더 많이 돌려받기 위해서다. 계약이 해지되면 설계사들에게 지급했던 수당보다 최고 70% 가량 많은 금액을 거둬들이고 있다.
미래에셋생명은 계약해지에 따른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 설계사들에게 높은 환수율을 적용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 환수율을 170%에서 100%로 점진적으로 낮춘 것이다.
설계사가 불완전판매를 해 울며 겨자먹기로 계약을 무효화했고 이로 인한 피해를 상쇄하기 위해 설계사에게 더 많은 금액을 반납하도록 한 것이라면 환수율을 낮출 이유가 없다.
미래에셋생명의 무리한 수당 환수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최근에는 전직 설계사들이 이에 반발해 집단소송을 제기하면서 보험업계의 이슈 메이커로 떠오르기도 했다.
보험사와 설계사 사이에서 새우등 터진 꼴이 된 가입자들은 어이가 없다. 보험료를 되돌려 받기는 했지만 보험사에 대한 신뢰는 무너질대로 무너졌다.
한 가입자는 보험사가 계약을 해지하라고 종용하는 행태를 접하고는 할 말을 잃었다며 분노했다.
계약해지를 권유받았다는 확인서를 요청하자 수많은 가입자들이 자필로 서명한 확인서를 보내왔다.
미래에셋생명의 법무 대리인인 김앤장이 집단소송과 관련해 법원에 제출한 답변서에는 설계사들에게 성실 계약 원칙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기 위해 지급한 수당보다 더 많은 돈을 반납토록 했다는 내용이 들어 있다.
기본적인 의무를 지키지 않고 불완전판매를 한 설계사들을 징벌하기 위한 조치였다는 설명이다. 그렇다면 돈에 눈이 멀어 멀쩡한 계약을 해지하려는 보험사의 도덕적 해이는 어떻게 근절해야 할까.
아주경제= 이재호 기자 gggtttppp@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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