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이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대출금리를 올리고 있다. 이는 은행들의 순이자마진(NIM) 하락 및 주택담보대출 축소 등 수익 악화에 따른 조치로 예대마진 확대가 예상된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시중은행들은 2.00%의 기준금리와 2.41%의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가 장기간 안정되고 있음에도 잇따라 대출 금리를 높이고 있다
우리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는 5.96~7.16%로 5월 대비 0.37%포인트 올랐다. 신한은행도 이 기간 0.59%포인트 오른 5.85~6.85%를, 하나은행도 이번주 소폭 올리며 5.96~7.16%를 나타냈다.
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는 금융채 금리에 연동되지만, 이 같은 금리 상승은 은행권 대출금리의 전반적 상승을 부를 수 있다.
또 은행들이 예·적금 상품 금리 상승폭에 비해 여신금리 상승폭을 크게 책정해 예대마진 확대가 우려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 입장에서는 대출을 많이 안 늘린다는 것은 수익성 강화를 뜻한다"면서 "최근 수익을 낼 수 있는 채널이 감소함에 따라 예대마진차가 점진적으로 상승할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예대금리차는 지난달 말 현재 2.51%로 전월(2.58%)에 이어 높은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예금은행의 대출 평균금리도 전월의 5.42%에서 5.47%로 0.05%포인트 상승했다.
은행들이 이처럼 대출금리를 올릴 조짐을 보이는 것은 금융위기 이후 NIM이 급속히 하락했고, 최근 정부가 은행의 주수익원인 주택담보대출을 막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신한은행의 2분기 NIM은 2.77%로 전기 대비 0.12%포인트 하락했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0.72%포인트 급락한 수준이다.
국민은행도 지난 1분기 2.70%로 전기 대비 0.29%포인트 떨어졌고, 우리은행도 같은 기간 2.27%에서 1.99%로 0.28%포인트 하락했다.
은행들의 리스크 관리와 높은 수익을 보장하는 주택담보대출까지 막히고 있다.
지난달 주택담보대출은 2년7개월 만에 가장 높은 3조5000억원 순증하며 25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었다. 이에 정부가 담보인정비율(LTV)을 낮추는 등 시중 유동성의 부동산 유입을 막아 섰다. 이 조치로 주택담보대출은 7월 들어 보름 간 7406억 원이 느는 데 그쳤다.
주택담보대출은 은행권 대출에서 30% 이상의 비중을 차지하는 등 가장 중요한 수익원이다.
최근 기업들이 회사채 발행을 통해 자금을 직접 조달하는 등 기업들의 자금수요가 감소하고 있는 것도 수익 하락의 원인이다.
설상가상으로 시장 조달비용이 오른 것도 은행들을 압박하고 있다. 27일 현재 금융채 3년물(AAA물) 금리는 5.04%로 지난 10일 4.81%에 비해 0.23%포인트 상승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은행들이 시장금리 상승을 이용해 대출 금리를 높여, 수익 하락을 소비자들에게 전가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전효찬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은행들이 시장 금리 상승을 이용해, 가계대출의 리스크 정도를 조정하는 등 전반적인 여신금리 인상을 꾀하고 있다"며 "결국 최종 부담은 금융 소비자들의 몫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주경제= 김유경 기자 ykkim@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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