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따라 단기적으로는 아니더라도 2012년경부터 유전개발 투자 감소 영향이 나타나면서 세계 원유공급 불안사태가 일어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석유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는 국제유가가 10달러 오를경우 소비자물가가 약 1.7% 상승하고, 무역수지도 약 81억 달러 악화되며 경제성장률은 1.34% 정도 하락한다.
이에 따라 국가 차원의 에너지확보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난 5년간 유전개발 투자규모는 세계 석유수요 증가에 따른 국제유가 상승, 글로벌 유동성 확대로 인한 저비용 자금조달 환경 등을 바탕으로 연평균 21%씩 증가했다.
그러나 활기를 띠던 유전개발 투자는 지난해 10월 글로벌 금융위기가 심화되면서 10년만에 위축세로 전환됐다.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지난 5월 이탈리아에서 열린 G8 에너지장관회의에서 발표한 ‘금융 및 경제위기가 세계 에너지투자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석유 및 가스부문의 2009년 자본적 지출∙투자적 경비(Capex)는 작년보다 21% 감소했다.
세계 상위 50개 석유기업의 Capex도 지난해의 5130억 달러보다 13.8% 감소한 4420억 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10월 이후부터 지난 4월까지 중단된 유전탐사 및 개발 프로젝트는 22개에 달하고, 18개월 이상 연기된 프로젝트도 35개에 이른다.
영국의 바클레이스 캐피탈 등 유럽 금융기관(IB)들은 저유가와 신용경색으로 올해 유전 탐사∙개발 등에 대한 투자는 작년보다 10∼20% 줄어들 것이란 전망도 내놓고 있다.
유전개발 투자위축이 실제로 석유공급에 본격적인 영향을 미치는 데에는 10∼15분기 정도의 시일이 걸리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따라 지난해부터 시작된 유전개발 투자 위축에 따른 원유공급 감소효과는 2012년경부터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 원유공급의 석유수출국기구(OPEC) 의존도가 확대되고 있는 점도 석유공급 불안의 잠재적 요인이 되고 있다.
즉, 비OPEC의 생산위축이 가시화될 경우 카르텔을 통해 원유 생산량을 전략적으로 조절하는 OPEC의 원유 생산량 및 가격에 대한 영향력이 더욱 확대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각국의 녹색성장 정책효과가 부진한 상태에서 글로벌 경제가 빠른 성장세를 기록할 경우 석유수요가 급증해 석유공급능력 부족 위험성도 높아지고 있다.
특히 지난해 배럴당 150달러까지 치솟으며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은 물론 경기회복에 커다란 걸림돌로 작용했던 국제유가가 최근 다시 70달러에 육박하는 등 널뛰기 양상을 보이고 있어 국제유가 동향에 관심을 가질 필요성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이와 관련, LG경제연구원 이광우 선임연구원은 “2012년경부터 유전개발 투자감소의 영향이 나타나면서 2012∼2013년 쯤에는 국제유가가 다시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또 “세계 경제가 빠르게 회복되면서 석유수요가 급증할 경우에는 석유공급 불안이 더욱 고조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해외유전 자체를 인수할 능력이 부족한 우리나라로서는 전략비축유 확보 등 정부 차원의 에너지 확보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또한 유전개발 투자동향 및 글로벌 경기변화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도 지속적으로 병행해 나가야 한다는 지적이다.
아주경제= 박재붕 기자 pjb@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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