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국제 경제가 경기침체를 완전히 벗어났다고 보긴 어렵지만 각종 경제지표 호전으로 바닥을 치고 회복 국면에 들어선 것은 분명해 보인다. 이 덕분에 국내ㆍ외 주식시장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 S&P500은 저점대비 50%,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84%, 코스피도 67% 상승했다. 러시아ㆍ홍콩Hㆍ 인도네시아 증시 역시 100% 넘게 올랐다.
문제는 이런 긍정적 변화에도 국내주식형펀드에선 오히려 자금유출이 지속되고 있다는 것이다. 전달에만 9115억원이 빠져나갔다. 이달 역시 7000억원이 순유출됐다. 7월 중순부터 20일 연속 자금이 이탈하면서 1조4647억원이 줄어든 것이다.
투자자는 '펀드 자금 이탈로 주식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주진 않을까' 또는 '나도 환매해야 되지 않나'란 의문을 가질 수 있다. 즉, 펀드 대량 환매→운용사 주식 대량 매도→주가 급락→펀드 대량 환매로 이어지는 악순환으로 내 펀드도 손실을 내지 않을까 우려하는 것이다. 대량 환매 가능성을 둘러싼 엇갈린 주장이 계속되는 점도 투자자를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 대량 환매와 이로 인한 수익률 하락을 걱정할 수준은 아니라고 판단된다. 2006년 8월 이후 자금 유출이 연속해서 일어난 시기를 분석해 보자. 현재 20일 연속 순유출은 2007년 4월에 22일 연속 자금이탈 이후 가장 길다. 2007년엔 22일 동안 하루 평균 1350억원이 빠졌다. 현재 20일간은 일 평균 730억원이 줄었다. 펀드에서 1000억원 이상 자금 유출 기간이 길어지면 주식시장에 영향을 주게 될 수도 있다.
이에 비해 현재 자금 유출 규모는 시장에 큰 영향을 줄 수 있을 정도는 아니다. 2007년 4월 자금 유출 이후 5월 들어선 주가가 상승하며 끝을 모르고 나오던 환매도 감소로 돌아섰다. 지수가 1600포인트를 넘어서자 오히려 4000억원 가까이 순유입되기도 했다. 이를 감안하면 계속된 주가 상승으로 초기에 환매가 늘겠지만 이후엔 자금이 다시 들어올 것으로 보인다.
주간 단위 펀드 자금 흐름도 마찬가지다. 올해 6월 초 평균 1300억원 규모 환매 이후 같은 달 중순부터 순유입으로 돌아섰고 전달 초부터 다시 유출이 심화됐다. 그러나 아직 6월 초 수준은 아니다. 현재 5일 평균 자금 이탈 규모는 점점 줄어들어 760억원 수준에 머물고 있다. 지금은 1500포인트 중반에서 조정을 보이며 환매가 나오는 양상이지만 일별 절대 금액이나 평균 규모로는 줄고 있는 것이다. 현재 자금 유출 물량은 환매가 많았던 2006년 말이나 2007년 초와 비교하면 현저히 줄어든 상태다. 따라서 향후 환매가 더 나온다고 해도 그 수준은 현 수준 정도일 것으로 판단된다. 과거 사례를 볼 때 이 정도 물량은 주식시장에 큰 충격을 주지 않았다.
금융업계 분위기만 봐도 대량 환매 가능성은 높지 않다. 2007년 펀드 판매에 공격적이었던 은행은 작년 금융위기로 펀드 손실이 커지자 올해부터 펀드판매에 주춤하는 듯했다. 하지만 저금리 상황에서 이자 수익을 내기 어려워진 은행은 수익성 제고를 위해 비이자 수익인 펀드와 방카슈랑스(보험) 판매를 다시 강화하고 있다. 주식형펀드 잔고 137조원 가운데 60%를 차지하고 있는 은행이 펀드 판매를 늘린다면 환매 금액을 다시 흡수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
과거 사례와 현재 자금 시장을 모두 고려할 때 펀드 자금 이탈은 점진적으로 축소될 것이다. 오히려 연속 환매에도 코스피가 1600선 돌파를 눈앞에 둘 만큼 뛰어올랐다는 것을 생각해야 한다. 수익률 하락에 대한 두려움만으로 환매를 결정하는 것은 위험하다. 시장과 함께 움직일 필요가 있다. 추가로 얻을 수 있는 수익을 잃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아주경제=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