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운 감도는 세계 전기차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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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08-24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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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완성차 업계 잇따라 전기차 출시계획 밝혀
-현대차도 개발 박차‥정부 지원·기반시설 ‘全無’

전기차 시대가 예상보다 빨리 다가오고 있다. 세계 주요 자동차 제조사들이 하이브리드차를 넘어선, 친환경차의 최종 단계로 꼽히는 순수 전기차를 속속 출시하고 있다.

현대·기아차도 내달 독일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자사의 소형차 ‘i10’를 기반으로 한 순수 전기차를 처음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일본, 미국, 영국 등 각국 정부도 인프라 확충, 세제지원 등 각종 지원책을 마련하고 있다. 반면 국내의 경우 기반시설 조차 마련돼 있지 않고, 정부지원도 사실상 전무해 미래 전기차 시대에 역행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상황이다.

스타트는 일본이 끊었다. 미쓰비시는 지난 6월 순수 전기차 아이미브(i-MiEV)의 대여를 시작했다. 닛산 역시 이달 초 ‘리프(Reef)’를 선보이고 내년 가을부터 일본, 유럽에서 판매를 시작한다. 도요타도 미국에 전기차를 내놓고, 혼다도 2015년께 미국에 전기차를 출시한다.

혼다 연구개발(R&D) 부문은 이미 전기차 개발을 시작해 지난 10월 도쿄 모터쇼에 견본 차량을 선보였고 소형차종보다는 큰 사양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워렌 버핏이 투자해 관심을 모은 중국 자동차업체 BYD도 내년 미국 시장에 순수 전기차 ‘e6’을 시판키로 했다. 2011년에는 유럽 시장에도 선보일 계획이다.

미국과 유럽 업체들도 잇따라 전기차 경쟁에 뛰어들었다. 파산 보호 중인 크라이슬러는 내년에 전기차를 내놓는 계획안을 미 정부에 제출했다. 포드와 다임러, BMW 등도 올해나 내년 중 전기차를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현대·기아차 역시 내달 ‘i10 전기차’를 처음 선보이는데 이어 2011년부터 국내 충전 인프라 구축을 위한 시험 운행에 돌입한다. 또 2012년에는 수소를 기반으로 전기를 발생시키는 수소연료전지차를 투싼과 스포티지 후속 모델에 적용해 시범 보급할 계획이다. 르노삼성차도 2011년 전기차를 출시할 예정이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닛산 리프, 미쓰비시 아이미브, BYD 'e6', 크라이슬러 닷지 서킷 EV. (제공=각사)

△각국 전기차 지원 러시‥한국은 ‘지지부진’

하지만 전기차가 상용화되기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적지 않다. 차값이 비싸기 때문에 판매 초기 활성화를 위한 정부 지원이 필수적이다. 충전소 인프라도 확충돼야 한다. 또 현재 최대 160km에 불과한 운행거리를 늘이기 위한 배터리 개발도 시급하다. 각국 정부가 전기차 상용화를 위한 세제 지원, 충전소 인프라 확보에 나선 이유다.

일본은 이미 도쿄, 요코하마 등지에는 이미 약 70여 곳에 급속충전기를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또 최근에는 2만2000대의 우정국 배달차량을 전기차로 개조키로 했다. 영국도 전기차 상용화에 9000만 파운드를 지원하고, 전기차 충전시스템인 일렉트로베이(Elektrobay)를 시내 30곳에 설치할 계획이다.

미국은 전기차 배터리 개발을 위해 정부가 24억 달러를 지원키로 했으며 중국 역시 배터리 개발에 대한 정부 지원이 시작됐다. 이스라엘, 독일도 국가 차원에서 충전망 인프라 구축에 나선 상태다.

반면 한국 정부는 기업이 전기차를 양산할 시점에 본격적인 지원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며 뒷짐만 지고 있는 상태다. 미래 자동차 시장을 대체할 전기차 활성화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원춘건 한국전기차산업협회 부회장은 “전기차는 스마트 그리드 즉, 국가의 녹색 산업과 같은 맥락에서 이해해야 한다”며 “정부가 시장 형성과 인프라 구축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아주경제= 김형욱 기자 nero@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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