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청와대 인사에서 윤진석 청와대 경제수석이 정책실장을 겸임하고 강만수 국가경쟁력 강화위원장이 경제특보로 임명되면서, 윤진식-강만수-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의 '경제팀'에 어떤 역할 변화가 올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경제팀 구성원이 바뀐 게 아닌 만큼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지만, 청와대 내에서 정책 콘트롤 역할이 커지게 되면 향후 경제팀의 역학 관계에서 미묘한 변화가 올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윤진석 경제수석은 현정부에서 새롭게 생긴 정책실장을 겸임하게 돼 경제정책뿐만 아니라 국가정책 전반을 총괄하고 조정 역할을 맡는 등 한층 권한이 강화되는 모습이다.
앞으로 윤진식 경제수석은 경제, 사회정책, 교육과학문화, 국정기획 등 관련 수석들이 참여하는 '정책조정위원회'를 상시적으로 주재하게 된다.
윤진식 정책실장은 대표적인 'MB맨'으로 대선 때에는 '중앙선대위 경제살리기특위'를 이끌었고,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시절에는 국가경쟁력강화특위 부위원장을 지냈다.
지난 1월부터 꾸려진 2기 경제팀에서 윤진식 정책실장은 윤증현 장관과 호흡을 맞춰 큰 잡음없이 글로벌 금융위기를 대처해왔다는 평가를 받았다.
강만수 경제특보는 윤증현 장관 직전의 재정부 장관으로 현 정부의 '747(7%성장, 국민소득 4만달러, 세계 7대 강국)' 경제공약을 만든 장본인이자 현 정부의 초대 기획재정부 장관을 지낸 인물이다.
대통령과 오랜 친분관계로 국정 과제에 대한 논의가 자유롭다. 특이 이번 인사로 강만수 경제특보는 청와대 내에서 집무를 보게 돼 대통령과의 '거리'가 한층 가까워졌다.
강만수 경제특보는 국가경쟁력위원장과 경제특보를 겸임한 전임 사공일 전 전광처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등 대외업무에 치중할 것으로 보이지만 청와대의 경제 컨트롤 기능 강화에 앞장 설 가능성도 있다.
세명 모두 재무부 관료 출신으로 선후배 및 동기 사이인 데다 윤증현 장관이 취임 이후 시장에 정책에 대한 신뢰도를 높였고, 경제위기에 비교적 빠르고 효과적으로 대처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 경제 사령탑으로서의 역할은 계속될 전망이다.
오히려 이번 인사로 청와대와 경제부처간의 호흡이 더욱 부드러워질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강만수 전 장관이 강하게 추진했던 고환율 정책은 윤증현 장관 이후 희석되는 분위기에다가 각자의 뚜렷한 경제정책 철학으로 인해 향후 '출구전략' 도입에 대한 의견이 갈릴 수도 있다.
또한 윤증현 장관이 그동안 '경제위기의 소방수' 역할을 수행했지만, 향후 경제위기 극복이 어느 정도 마무리되면서 자연스럽게 청와대와의 위상 '전환'이 일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아주경제= 김종원 기자 jjong@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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