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독일 현지시각) 독일 베를린에서 유럽 최대 가전 전시회인 'IFA 2009'의 막이 올랐다.
이 행사의 중심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있다.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됐다. 글로벌 상위권 순위를 섭렵하는 위상에 친환경 첨단 기술로 무장한 제품을 대거 선보인 덕분이다.
삼성과 LG는 단순히 제품을 전시하는 일회성 이벤트 수준을 넘어 우리의 뻗어가는 전자산업을 과시하고, 명분을 중시하는 유럽 시장 공략에 올인하겠다는 복안이다.
하지만 삼성·LG의 내면을 들여다보면 아쉬움이 적지 않다. 디스플레이 부품소재의 경우 여전히 일본 등 해외 의존도가 높다. 3D 디스플레이, OLED 등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 개발에 힘을 쏟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해외 기업이 우세한 형세다.
세계 시장에서 '주연'인 듯 보이지만 사실은 '조연'인 셈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를 두고 '빚 좋은 개살구'에 비교했다.
서로에게 유리하도록 여론몰이에 나서는 점도 안타깝다.
물론 기업이 시장 우위를 점하기 위해 선의의 경쟁을 벌이는 것은 당연하다. 글로벌 시장 점유율 1,2위를 기록할 수 있었던 것도 양사의 경쟁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그러나 기술 위주의 '진검 승부'가 아닌 감정싸움은 체력 소모밖에 얻어낼 게 없다.
더욱이 'IFA 2009'와 같은 국제적인 행사에서 가전 강국으로서의 위상을 지켜내려면 튼튼한 기술력 못지않게 성숙한 경쟁구도가 필요하다. 휴머니즘도 챙겨야 할 때인 것이다.
경제침체 상황에서 '실리'보다 대외 이미지를 선택하는 것은 쉽지 않을 일이다. 그러나 멀리 내다보는 혜안을 발휘한다면 실리를 선택했을 때의 반쪽 성과와는 견줄 수 없는 그 이상의 결과가 온다는 사실을 잊지 말았으면 한다.
아주경제= 변해정 기자 hjpyu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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