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주가가 1600선을 웃돌면서 금융위기가 터지기 전인 지난해 상반기 수준을 회복했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앞으로도 증시를 비롯한 국내 경제가 상승 추세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금융시장이 요동치던 지난해 말 주가가 500선 밑으로 떨어질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을 내놓았던 인터넷 논객 '미네르바'의 예언은 결국 어긋났다.
지난해 9월부터 금융위기가 본격화한 후 국내에서 가장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인물은 아마도 미네르바라는 필명으로 인터넷 토론장을 주도했던 박대성(31)씨일 것이다.
그는 미국에서 발생한 서브프라임 사태가 국내에도 치명타를 입힐 것이라고 주장했다. 리먼브라더스가 파산하면 미국발 금융 공황이 발생하고, 이 여파로 국내 주가나 집값이 폭락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당시 그의 예상은 거의 들어맞았다. 그러나 1년이 지난 현재 주가와 집값, 각종 경제지표들은 지난해 수준으로 회복되고 있다. 위기의 전조들은 쪽집게처럼 맞혔지만 정작 국내 경제의 기초체력은 간과했던 셈이다.
최근 미네르바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신이 아닌 이상 6개월이나 1년 정도의 경기 사이클을 정확하게 예측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자신의 전망이 틀린 데 대해 변론을 폈다.
또 최근 경기 회복세는 정부의 예산 퍼붓기에 기인한 만큼 재정 투입이 줄어들면 다시 침체가 올 수 있다는 경고도 빼놓지 않았다. 지난해 발생한 금융 리스크가 부동산 등 실물경제로 전이됐다는 분석도 내놨다.
경제 회복이 눈 앞에 온 것 같이 얘기하는 전문가들은 또 한 번 뜨끔할 얘기다. 그의 전망이 들어맞을지 여부를 떠나 서민 가계의 체감경기가 쉽게 살아나고 있지 않은 것은 확실하다.
반 년 전처럼 미네르바의 입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걱정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아직 샴페인을 터뜨리기에는 이르다는 그의 쓴소리는 간과해선 안될 듯 싶다.
아주경제= 이재호 기자 gggtttppp@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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