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을 일으켜 집을 구입하려던 사람들이 다시 전세 문의를 해오고 있다. 대출규제가 다시 강화되면서 자금조달이 여의치 못해 구입을 포기하고 전세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목동의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의 얘기다.
정부가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대부분 지역까지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를 확대하면서 전세시장이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7일 부동산중개업계에 따르면 정부의 대출규제 확대로 대출을 통해 주택을 구입하려던 수요자들이 주택구입을 포기하고 전세로 다시 돌아올 움직임을 보이면서 전세난이 오히려 가중되고 있다. 특히 강남 대치동과 양천구 목동 등 학군수요가 많은 지역에서는 전세 물건을 찾는 것 자체가 어려울 정도다.
목동 신시가지1단지 115㎡ 전세가는 3억3000만원, 5단지 115㎡는 3억5000만원이다. 7단지 89㎡는 2억5000만원. 연초 대비 대부분 4000만~5000만원 가량 상승했다.
하지만 이 마저도 다시 오를 조짐을 보이고 있다.
목동 금탑공인 관계자는 "목동에는 전세 물건이 현재 3~4개 밖에 남지 않은 상황"이라며 "대출규제로 매수수요가 전세수요로 돌아서고 있어 곧 동날 것 같다"고 전망했다.
그는 또 "집주인들도 전세수요가 늘 것이라고 생각해서인지 전세값을 올려 받아 달라는 요구가 많다"고 덧붙였다.
주택가격과 상관없이 돈을 빌리는 사람의 소득을 따져 대출액을 제한하는 DTI 규제가 매매수요를 위축시키고 오히려 전세수요를 유발하고 있는 것이다.
강남권에서 전세 구하기는 더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대표적 학군수요지역인 강남구 대치동. 이 일대에 나와 있는 전세물건도 단 2건. 그나마 호가도 다시 움직이고 있다는 것이 이 곳 중개업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대치동 청실아파트 115㎡는 3억3000만~3억7000만원선에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개포 우성아파트 102㎡는 4억5000만~5억원선에 시세가 형성됐다. 연초대비 5000만~6000만원 가량 상승한 것이다. 인근의 선경·동부·은마아파트는 전세물건이 이미 동났다.
반포 일대도 비슷하다. 지난 7월 중순부터 본격적으로 입주가 시작된 반포 래미안퍼스티지 112㎡의 전세가는 현재 6억원부터 시작하고 있지만 물건을 찾기 어렵다.
잠원동 천지공인 관계자는 "전세 호가가 워낙 치솟다 보니 현재는 조금 잠잠한 상황"이라며 "하지만 매매가도 치솟고 전세는 수요에 비해 공급이 달리는 현상은 계속되고 있어 전세가는 쉽게 내려가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주철 닥터아파트 리서치팀장은 "학군수요가 몰리고 DTI 확대에 대한 투자심리 위축 등이 전세난에 어느정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이 같은 전세난은 9월까지는 지속되고 입주물량이 풍부한 10월에나 가서야 어느정도 해소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아주경제= 권영은 기자 kye30901@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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