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재정부를 비롯한 국책은행, 금융공기업 등 15개 기관들이 '골리앗' 우리은행 등장에 긴장하고 있다.
새로운 강자의 난입으로 앞으로 피말리는 혈전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축구 얘기다.
오는 10일 기획재정부 산하기관 축구대회가 경기도 용인시 축구센터에서 열린다.
이 대회는 공공 금융인들의 친목 도모를 위해 이종구 전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국장(현 한나라당 국회의원)이 2001년 만든 대회로 올해가 9회째다.
올해 대회에서 관심을 끄는 것은 우리은행이 처녀 출전한다는 것.
우리은행은 그동안 매년 참가해 온 한국증권금융이 창립 기념행사로 불참하게 돼 '땜방' 출전하게 됐다.
비록 금융 공기업은 아니지만, 정부가 대주주인 데다 그동안 적잖은 공적자금이 투입돼 공공 금융기관들과 성격이 비슷하다는 것이 재정부 관계자의 설명이다.
우리은행 참가로 전통 강호인 재정부ㆍ기업은행ㆍ한국조폐공사ㆍ신용보증기금ㆍ자산관리공사(캠코)의 우승 확률이 다소 낮아졌다.
아무래도 조직에 인원이 많은 만큼 잘 할 확률도 크기 때문이다.
우리은행의 직원 수는 총 1만5000명으로 지난해 우승팀인 기업은행(7100명)의 2배 이상이며, 산업은행(2400명), 캠코(1150명), 수출입은행(740명) 등과는 비교가 안 된다. 인원이 많은 만큼 행내 축구 동아리도 많으며, 실력도 상당히 좋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 금융공기업 관계자는 "당초 올해 강력한 우승 후보로 재정부와 기업은행을 꼽았으나, 우리은행의 참가로 판도가 바뀔 것 같다"며 "인원이 많은 조직이 더 잘 하는 것은 당연한 일 아니냐"고 말했다.
당장 우리은행에 대적할 만한 팀은 많지 않다. 대항마를 꼽으라면 우리은행의 대주주인 '예금보험공사' 정도가 될 전망이다.
은행연합회도 우리은행과 함께 이 대회에 처음 출전한다.
연합회는 사실 처음은 아니다. 대회 초창기에 줄곧 참가해 왔으나 내부 사정으로 지난 2004년 빠졌다. 하지만 그동안 꾸준히 참가해 온 금융결제원이 '올해는 인력 구조조정을 많이 해 선수 구성을 할 수 없어 빠지겠다'며 불참 통보를 하자 연합회가 다시 들어오게 된 것이다.
다만 연합회는 조직 구성원이 많지 않아 좋을 활약을 펼칠지는 두고 볼 일이다.
내년에도 우리은행과 연합회가 이 대회에 참가할 지는 아직 미지수다. 두 기관 모두 일회적으로 참가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둘 중 한 팀이 우승기를 가져간다면 그 팀은 내년에도 참가할 가능성이 크다. 전년도 우승팀이 해당연도 대회를 개최해야 한다는 관례 때문.
한편 이번 대회에 참가하는 기관은 처음 참가하는 우리은행과 연합회를 비롯해 재정부ㆍ기은ㆍ산은ㆍ수은ㆍ예보ㆍ캠코ㆍ조폐공사ㆍ주택금융공사ㆍ신보ㆍ기보ㆍ증권거래소ㆍ한국예탁결제원ㆍ증권전산ㆍ한국개발연구(KDI) 등 16곳이다.
각 기관들은 4개팀씩 4개조로 나뉘어 풀리그를 벌인 뒤 조 1, 2위 팀이 8강에 올라 토너먼트를 벌여 우승팀을 뽑게 된다.
아주경제= 김유경 기자 ykkim@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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