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대우의 유상증자 청약 마감일인 21일 GM 본사를 비롯한 주요 주주들이 모두 불참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주주들의 불참으로 GM대우의 유동성 위기는 더욱 심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금융계에 따르면 21일 GM대우의 유상증자 청약 마감 결과, 1대주주인 GM(50.9%)은 물론 2대주주인 산업은행(27.9%)과 일본 스즈키자동차(11.2%), 중국 상하이자동차(9.9%) 등의 주요 주주들이 모두 참여하지 않았다.
이는 전날 열린 국정감사에서 민유성 산업은행장이 GM대우 유상증자에 불참하겠다고 선언한 것이 상당히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앞서 프리츠 헨더슨 GM CEO는 15일 방한 기자회견에서 모두 2500억원 규모의 증자에 참여할 계획이라고 밝힌바 있다.
GM 측이 불참한 이유는 청약이 이뤄지지 않은 실권주 현황 등을 지켜보겠다는 전략이다. GM대우 관계자는 “23일 실권주 인수 일정이 남아있기 때문에 최종 결과는 기다려 봐야 한다”고 말했다.
스즈키와 상하이차는 GM과 협력해 왔지만 자금 부족으로 증자에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GM대우는 이날 유상증자로 모두 4911억원을 모을 계획이었지만 주요 주주들이 증자에 모두 불참함에 따라 한 푼도 조달하지 못했다.
하지만 GM대우가 자금조달에 실패했다고 단언할 상황은 아니다. 이날 실권주에 대해 오는 23일 구주주 및 자회사인 GM오토모티브홀딩스가 자신들의 배정 물량(2500억원)에 대해 인수할 계획이기 때문이다. 유상증자 대금 납입일은 27일, 신주교부는 28일이다.
반면 산업은행은 GM대우 지원을 위해 GM에 요구한 조건이 충족돼야 유상증자에 참여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여기에 이달 만기가 도래한 1258억원의 대출을 회수했고, 매달 3억 달러씩 만기가 도래하는 선물환(총 50억 달러) 계약도 연장하지 않겠다며 GM을 압박하고 있다.
이에 따라 GM이 23일 실권주를 인수해 2500억원을 납입해도 GM대우의 자금 사정은 호전되기 어려울 전망이다. 이미 GM대우는 산은에 1조원의 자금 지원을 요청한 상태다.
지난해 선물환 거래 손실과 판매 급감으로 8757억원의 당기 순손실을 낸 GM대우는 올해 역시 대규모 적자가 예상되고 있을 만큼 자금 사정이 여의치 못하다.
민유성 산업은행장 역시 국정감사에서 “단기적으로는 버틸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쉽지 않다”며 GM대우의 유동성 위기를 예상했다.
아주경제= 김훈기 기자 bom@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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