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김인철 성균관대 교수 |
다소 우회적인 표현이었으나 지금 아시아 경제는 어느 정도 회복되고 있으니 세계경제 회복의 발목을 잡고 있는 글로벌 불균형 해소를 위해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국가들이 대미환율절상정책을 좀더 적극적으로 펴 나가줄 것을 촉구했다고 한다.
버냉키 의장의 논리는 분명하다. 글로벌 무역불균형을 시정하기 위해서 미국은 소비를 줄이고 수입을 줄일 것이니 대미흑자를 많이 내고있는 중국과 한국 등도 환율을 조정하여 수출을 줄여야 한다는 것이다.
미국경제의 회복과 나아가 세계경제의 회복을 위하여 그간의 무역 흑자국들이 이제는 조금 희생을 하라는 뜻이다.
한나라의 소비패턴과 생산구조를 단기간동안 고치기가 쉽지않을 것이기 때문에 글로벌 불균형의 시정은 세계가 당면하고 있는 경제 딜레마이다.
세계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간에, 세계경제를 이끌고 가는 미국도 내부적으로 해결해야하는 심각한 경제 딜레마를 안고 있다.
2008년 11월에 닥친 미국발 금융위기 때문에 엄청난 규모의 경기부양책을 써 왔으며 앞으로도 계속 통화를 풀어야하는 상태에서 언젠가 다가올 고율의 달러인플레 때문에 버냉키 의장은 크게 마음 졸이고 있을 것이다.
미국이 경기부양책을 너무 일찍 중지하면 또다른 경기침체를 겪게 되는 더블딥 현상을 맞게될 것이고 경기부양책을 너무 늦게까지 유지하면 고율의 인플레를 겪을 것이기 때문에 미국은 지금 경제 딜레마에 빠져있다.
이러한 거시경제의 딜레마를 버냉키 의장이 과연 해결해낼 것인지 그의 행보를 세계가 지켜보고 있다.
버냉키 의장은 56세로 유태인 가정에서 출생했다. 미국 남캐롤라이나 주 딜런(Dillon)시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하였고 하바드 대학에서 경제학사를 취득했다.
이어 MIT 대학원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취득함으로써 표면적으로는 케인즈 학파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버냉키 의장은 학자로서 경제공황에 관하여 심층연구를 하면서 시카고 대학의 밀턴 프리드만 교수의 영향을 받게 됐다.
그래서 버냉키 의장은 경제의 실제문제를 해결하는 데에는 학파를 초월하는 해결사로서 인정받아왔다.
그는 금융위기를 맞았을 때 케인즈 경제학자임에도 불구하고 시카고 학파의 처방을 따랐다.
즉각 통화량증대 정책을 시행하는 한편 세계경제의 상호의존성 때문에 다른 나라들도 동시에 경기부양책을 동시에 추진할 것을 호소했다. 그러면서도 앞으로 다가올 인플레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세계국가들이 적시에 부양책을 걷을 것을 주문했다.
이것이 소위 출구전략(exit strategy)인데 문제는 각국의 출구전략시기가 언제인지 잘 알 수가 없다는 데에 있다.
연준 의장에 오르기 전의 버냉키는 1979-1985동안 스탠포드 경영대학에서 가르쳤으며 그후 프린스턴 대학에서 종신교수로 재직했다.
그리고 2005-2006년에는 대통령 경제자문회의 의장을 역임하였으며 2006년 2월1일 4년 임기의 미연준 의장으로 임명받았고 지난 8월 오바마 대통령의 두터운 신임을 얻어 미연준 의장직을 2013년 1월 말까지 한번 더 맡기로 되어있다.
그의 학문적 업적중 대표적인 것을 들라면 경제대공황과 인플레이션 타게팅이다. 미국과 세계의 거시경제와 금융시장에 관해서 버냉키 의장의 실려을 따라갈 사람이 몇 안된다.
이런 그도 출구전략의 시기를 결정하는 것은 대단히 어려운 일이라고 어느 사립 대학에서 젊은 학생들을 상대로 토로한 적이 있다.
지난 4월 버냉키 의장은 죠지아 주 애틀란타 시에 있는 명문대학 모어하우스 컬리지에 방문해 연설했다.
규모가 너무나 크고 미국과 세계경제에 줄 파급효과가 엄청나기 때문에 다소 정치적 반발을 불러올 소지가 있었지만 소신을 가지고 미국의 AIG보험회사를 도산시키지 않았다고 진솔하게 설명했다.
그리고 출구전략의 시기에 관해서는 실력 있는 다수 전문가들의 도움도 받고 해서 정할 것이니 자신을 믿어달라고 충정어린 호소를 하자 청중들로부터 큰 박수를 받았다고 한다.
일국 경제의 회복은 정책에 대한 국민의 신뢰여하에 달려있다. 특히 정책에 대한 기업가들의 신뢰가 부족하면 경기부양으로 재정지출이 늘고 그래서 가계소비가 늘어도 일시적으로 재고만 줄어들 뿐 고용증대를 수반하는 성장으로 연결이 안 되는 경우가 많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다. 출구전략의 시기결정은 고수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는 것이 필요하며 금융당국의 수장들은 국민신뢰를 높이기 위해 직접 현장에 뛰어들어 시장의 반응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그리고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얻도록 대민관계에 있어서 항상 낮은 자세를 취하는 것이 우리경제회복의 지름길이 될 것이라 믿는다. /김인철 성균관대 교수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