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물단지로 전락한 CMA 결제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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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11-09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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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종합자산관리계좌(CMA) 소액결제시스템이 당초 기대와 달리 증권업계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있다.

약 3000억원에 달하는 금융결제원 가입비에 시스템 개발비와 광고비로 수천억원대의 자금을 지출하고 있지만 실적에는 큰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0월 말 현재 증권사 CMA 총 잔액은 39조1934억원으로 4개월째 39조원대에 머물고 있다.

이는 6월 말 대비 2조원 가까이 급증해 총 잔액이 40조원을 넘겼던 지난 7월에 실적에 비해 감소한 실적이다.

실제 소액지급결제가 시작된 지난 7월 이후 CMA 잔액은 감소세를 기록했다.

7월 40조원 돌파 이후 8월 말 39조8000억원으로 줄었고, 9월 말엔 39억원 아래인 38조9300억원을 기록했다.

은행 가상계좌 없이 CMA 계좌만을 통해 이체, 출금, 결제 등이 가능해진 만큼 은행권 월급 통장 고객을 끌어올 수 있을 것이란 판단이 빗나간 것이다.

전문가들은 CMA가 여전히 투자 전 고금리를 노리고 자금을 잠시 맡겨두는 차원에 그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원재웅 토러스투자증권 연구원은 “CMA의 주요 고객은 30~40대 젊은 소액투자자들로 주식에 투자하기 전에 고금리를 노리고 잠시 돈을 예치시켜놓은 데 불과하다”며 “월급통장 및 신용카드와 연계해서 사용하는 고객은 많지 않다”고 말했다.

이런 현상 때문에 깡통계좌만 증가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총 잔액과는 달리 CMA 계좌 수는 6월 884만개에서 10월 말 현재 968만개로 늘었다. 하루 평균 약 1만개씩 증가한 셈이다.

증권업계는 CMA 잔액이 늘어나지 않는 것은 은행들이 고금리 월급통장을 내놓고 CMA를 적극적으로 견제하고 있는데다 인프라 측면에서도 은행권의 광범위한 네트워크를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실제 금융감독원 자료에 따르면 6월 말 현재 기준 국내 4위 규모의 하나은행 지점 수(608개)가 국내 대형 증권사 5곳의 총 지점 수(599개)보다도 많다.
 
때문에 CMA 성장세는 내년에도 정체 상태에 머물 것으로 지적됐다. 결국 당분간 증권사들이 CMA를 통해 직접 수익을 올리기는 어렵다는 얘기다.

박은준 신영증권 연구원은 "CMA시장 자체는 이미 안정적인 성장 국면으로 접어들었다고 봐야 한다"며 "증권사들이 CMA를 통한 수익을 올리기 위해선 다양한 연계 투자상품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아주경제= 김용훈 기자 adonius@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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