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와이 친환경 에너지 70%…'그린허브'로 발돋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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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11-09 1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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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30년까지 소비 에너지 70% '친환경'으로 대체

미국에서 화석연료 의존도가 가장 높은 하와이가 친환경 에너지 허브로 거듭난다. 하와이 주정부는 지난해 미국 에너지성(DoE)과 2030년까지 하와이주가 소비하는 전체 에너지의 70%를 친환경 에너지로 대체한다는 내용의 의향서를 체결했다. 이와 관련한 사업은 하와이 주정부 및 DoE 산하 하와이자연에너지연구기구(NELHAㆍNatural Energy Laboratory of Hawaii Authority)가 주도하게 된다.

◇2030년까지 소비 에너지 70% '친환경'으로 대체
하와이는 지난 36년간 전체 소비 에너지의 89%를 석유에 의존해왔다. 이 중 96%가 수입산이다. 설비가 낙후돼 전력 공급도 불안정하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도 지난해 12월 하와이 오아후섬에서 보낸 휴가 마지막 날 정전사태로 11시간 동안 칠흑같은 어둠 속에서 밤을 보냈다.

하지만 NELHA는 하와이가 가진 자연 환경을 최대한 활용하는 다양한 프로젝트를 통해 지리적 고립성과 높은 에너지 수입 의존도를 극복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하와이 주정부는 지난해 1월 DoE와 '클린에너지이니셔티브(Clean Energy Initiative)'를 체결했다. 이니셔티브는 하와이 전체 소비 에너지의 30%는 효율성을 높이고 40%는 신재생에너지로 대체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하와이주는 에너지 시스템의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지난해 새로 착공하는 주택에 태양열 급수시설을 갖추는 것을 의무화한 법안도 통과시켰다.

하와이에 있는 친환경에너지재단 블루플래닛의 제프 미쿠리나 대표는 "하와이에는 매년 5000가구의 신규주택이 들어선다"며 "새 법안에 따라 가구당 매년 4~5 배럴의 석유를 절약하게 돼 주 전체로는 매년 2만~2만5000 배럴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일례로 하와이 카이루아코나 지역에 있는 게이트웨이에너지센터는 태양열 변환장치를 이용해 전력을 자체 생산하고 있다. 변환장치를 통해 연간 생산하는 전기는 2만4455KWh로 실제 소비량(2만1100KWh)을 크게 웃돈다.

100% 이상의 에너지 효율을 자랑하는 만큼 이 건물은 미 그린빌딩위원회로부터 친환경건축기준(LEED) 최고 등급을 받았다. 전 세계에서 최고 등급은 8건에 불과하다.

◇지능형 전력망 스마트그리드 구축
하와이에 정전이 잦은 것은 전기 설비와 전력망이 낙후됐기 때문이다. 이런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하와이 주정부와 제너럴일렉트릭(GE)은 마우이섬에 스마트그리드를 구축하기로 합의했다.

스마트그리드는 기존 전력망에 정보기술(IT)을 접목해 전력 공급자와 소비자가 실시간 정보를 교환함으로써 에너지 효율을 최적화하는 차세대 전력망이다.

마우이 프로젝트에 투입되는 전체 사업비는 1400만 달러에 달한다. 전체 비용의 절반은 미 에너지부가 부담하고 나머지는 GE와 하와이주 최대 전기 공급업체인 하와이언일렉트릭컴패니(HECO)가 대기로 했다.

하와이주는 스마트그리드 사업을 통해 2012년까지 에너지 소비량을 15% 이상 감축하고 풍력발전을 연계해 신재생 에너지 사용 비중도 높일 계획이다.

AP통신 등 미국 주요 언론은 마우이 프로젝트가 오바마 대통령이 추진하고 있는 '친환경성장'의 모범 사례가 될 것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전문가들도 이번 프로젝트가 예측 가능성을 높여 에너지 효율을 크게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스마트그리드를 통해 수요자와 공급자가 쌍방향으로 정보를 주고 받게 되면 수요ㆍ공급량을 정확히 맞출 수 있어 낭비되는 전력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풍력ㆍ태양광 등 재생가능 에너지를 통합해 화석연료 의존도도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하와이 물' 세계시장 노린다, 세이버스홀딩스
1980년 하와이를 구성하는 8개 섬 중 가장 큰 섬인 하와이섬에 설립된 NELHA는 해양심층수의 실용화도 주도하고 있다. 해양심층수를 식수용으로 개발하는 것뿐 아니라 물의 온도차를 이용해 전기 소비량을 줄이고 수산양식에 활용하는 방안도 연구하고 있다. 특히 온도차발전(OTEC)에서는 바닷 속 해류의 온도차를 이용해 에어컨을 가동하는 발전이 주목받고 있다.

이 기술은 해저 1800 피트에 있는 화씨 45도(섭씨 7.2도)의 차가운 심층수를 건물 에어컨 시스템에 순환시켜 차가운 공기를 건물로 내보내는 것이다. NELHA는 이 기술을 도입하면 냉방에 사용되는 전기 에너지를 최대 75% 줄일 수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NELHA는 최근 한국을 중심으로 일고 있는 녹색성장에도 관심이 크다. 10일 부산에서 시작되는 '세계해양포럼' 참석차 한국을 방문한 얀 워(Jan War) NELHA 운영이사는 "NELHA의 풍부한 인프라는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기업들의 친환경 기술과 접목될 수 있는 부분이 크다"고 말했다.

현재 NELHA에 유일하게 상주하고 있는 한국 기업 세이버스홀딩스(Savers Holdings) 역시 하와이의 해양심층수 인프라를 활용하고 있다.

세이버스홀딩스는 2004년 하와이 해양심층수와 신재생에너지의 상용화를 위해 NELHA와 30년 계약을 체결했다. 이 회사는 하와이 해양심층수 음료를 내년 4월부터 미국과 일본 등 전 세계로 수출할 예정이다.

주달환 세이버스홀딩스 대표는 "워 이사의 방한은 한국 정부와 하와이 주정부가 그린에너지 정책을 공유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향후 NELHA와 한국 정부 및 기업들의 교류가 활발해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아주경제= 신기림 기자 kirimi99@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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