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행정부가 10일(현지시간) 북한과의 양자 대화를 위한 스티븐 보즈워스 대북정책 특별대표의 방북 방침을 공식 발표했다.
이는 지난 8월초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억류 여기자 석방을 위한 방북시 북한 측으로부터 보즈워스 대표의 방북 초청을 전달받은 지 3개월여만이다.
오바마 행정부는 북미 대화 요구에 응한다는 입장을 결정하고 밝히기까지 과거 정부와는 달리 신중한 절차를 밟았다.
우선 도발적 행동에서 지난 여름 '유화적 공세'로 돌변한 북한의 대화 요구에 대해 즉각 응답하지 않았다. 과거의 북핵 대화를 발판으로 실수를 되풀이 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다.
또 북미 대화의 의미를 별도의 양자 협상이 아닌 '6자회담 틀내 대화'라는 점을 강조하며 6자회담의 조속한 재개와 북한의 9·19 공동성명 합의 재다짐을 이끌어내는 것이 북미 대화의 목적이라고 밝혔다.
이와 더불어 북미 대화 결정하기까지 6자회담 관련국과의 협의 절차를 중시했다.
특히 협상 및 대화가 시작되면 제재를 완화하거나 유보했던 과거와는 달리 제재 고삐를 늦추지 않은 채 제재와 대화를 병행하는 '투 트랙' 전략을 고수하고 있다.
이런 6자회담 관련국과의 공조를 바탕으로 한 북미 대화가 미국이 원하는 6자회담 재개를 이끌어낼 수 있을지는 대화에 임하는 북한 측의 반응에 달렸다.
미 행정부가 보즈워스 대표의 방북 사실을 공식 발표하기 전에 북한 측에 이를 사전 통보하는 절차를 밟은 점은 대화의 사전 분위기를 우호적으로 만드는 신호로 풀이된다.
보즈워스 대표가 북한에 오바마 대통령의 메시지를 갖고 가거나,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을 면담하게 될 경우 북미대화는 성과를 낳을 수도 있다.
그러나 북한이 '미국의 북한 적대시 정책 철폐' 등을 주장하며 6자회담 복귀 의사를 밝히지 않는다면 북미 대화는 실패를 거듭하게 될 것이다.
아주경제= 정은선 기자 stop1020@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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