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경영인들이 평가하는 잡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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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11-11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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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브 잡스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미국 경제전문지 포춘으로부터 지난 10년래 나온 CEO 가운데 최고로 뽑혔다.

애플 창업 이후는 물론 본격적으로 회사를 이끌기 시작한 2000년 1월 이후 잡스가 이룬 혁신을 보면 크게 놀랄 일도 아니다. 아이팟과 아이폰 등 애플이 잇따라 선보인 대박 제품만 봐도 잡스는 지난 10년간 사실상 정보기술(IT)업계를 지배해왔다. 올 초 건강이 악화돼 칩거해온 그는 최근 새로운 아이폰시리즈를 공개하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냉혹한 비즈니스 세계의 경쟁자들은 잡스를 어떤 인물로 평가할까. 포춘은 최근 잡스에 대한 스타 경영인들의 평가를 소개했다.

◇앤디 그로브 전 인텔 회장
IT업계의 베테랑 경영인인 그로브는 두 가지 모습의 잡스를 기억하고 있다. 1976년 애플을 창립했던 젊은 시절의 잡스와 1997년 '퇴출' 12년만에 적자에 허덕이고 있던 애플에 복귀했을 때의 잡스다.

그로브가 잡스를 처음 만난 것은 1983년 애플이 위치한 미국 캘리포니아의 팰러앨토연구센터. 실리콘밸리의 초청으로 그곳에 머물게 된 그는 인텔 동료들과 저녁 만찬을 즐기던 중이었다. 이 때 잡스는 갑자기 벌떡 일어나더니 큰 소리로 "30살 이상 먹은 사람들은 컴퓨터의 컴자도 이해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어처구니 없는 행동에 그로브는 잡스에게 건방진 애송이라고 핀잔을 줬지만 그는 화를 내기는 커녕 무엇을 배워야 하는지 반문했다고 한다. 이후 둘은 점심을 함께 했지만 그로브는 잡스에게 특별한 뭔가를 가르쳐주지 않았다고 회상했다.

그로브는 그러나 10년 후 잡스가 애플로 화려하게 복귀했을 때 그에게 두번째 전성기가 도래했음을 눈치챘다고 말했다. 그로브는 아이팟을 시장에 출시했던 해 46살이었던 잡스는 과거의 아집을 버리고 '부실 기업을 회생시키는 최고의 아티스트'로 변모했다고 평가했다.

◇안드레아 정 에이본 회장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있는 여성 리스트에 매년 빠짐없이 등장하는 안드레아 정은 애플이 10년만에 처음으로 뽑은 여성 이사회 멤버이기도 하다. 122년 역사를 자랑하는 미국 화장품 메이커 에이본을 이끌고 있는 정은 고도의 집중력으로 고객 경험을 극대화하는 잡스의 예리함과 최고만을 추구하는 기질을 높이 샀다.

그는 특히 잡스가 선호하는 '흑백논리'를 높게 평가했다. 불확실성이 큰 비즈니스 세계에서 잡스만큼 명확하고 깔끔한 설명을 하는 이도 없다는 얘기다. 정은 잡스처럼 단순하지만 높은 위험과 복잡성을 감수할 줄 아는 두둑한 배짱을 가진 이도 흔치 않다고 덧붙였다.

계산적이고 치밀한 성향뿐 아니라 창조적인 아이디어에 대해서만큼은 너그러운 면모를 보이는 것 역시 잡스의 성공의 비결로 꼽혔다. 정은 "아무런 거리낌 없이 아이디어나 문제를 제기할 수 있는 7인의 이사로 구성된 애플의 이사회 모임에 상당한 매력을 느낀다"며 "역사가 만들어지는 순간을 함께 할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유쾌하다"고 말했다.

◇래리 엘리슨 오라클 CEO
엘리슨은 죽마고우인 잡스를 완벽주의자라고 단언한다. 캘리포니아의 우드사이드에서 잡스와 이웃 사촌으로 지냈던 엘리슨은 "잡스가 당시 가구도 없이 지냈다"며 "하지만 그가 만족할 수 있는 가구는 세상 어디에도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내가 아무리 세상에서 가장 좋은 물건들에 뒤덮여 살아도 잡스의 눈에 드는 물건은 없을 것"이라며 "잡스는 기술적ㆍ심미적 측면에서 양보를 모른다"고 강조했다.

엘리슨은 또 잡스가 돈 때문에 혁신적인 제품을 개발하는 것은 아니지만 본인이 일궈낸 성과를 무척 자랑스러워한다고 전했다. 그는 "애플 주가가 시스코나 인텔, 구글, 오라클보다 높다는 사실에 대해 잡스는 전혀 부끄러워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봅 아이거 월트 디즈니 회장
아이거에게 잡스는 친구이자 스승과 같은 존재다. 그에 따르면 잡스는 디즈니를 인수한 뒤 매장을 대대적으로 개조할 때 사업계획서 상의 수치나 목표를 강요하지 않았다. 잡스는 대신 새로운 매장에 들어서는 고객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달할 지 고민하라는 가르침을 줬다.

아이거는 또 잡스가 인적자원 관리에 비상한 능력을 가졌다고 평가했다. 그는 잡스가 부하직원이나 동료의 업무 성과가 높아지기를 기대하면서도 항상 오늘보다 나은 내일을 추구하도록 자극하지만 '노(No)'라는 대답은 결코 용납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빌 캠벨 인튜이트 회장
캠벨이 잡스가 긴장의 끈을 결코 놓지 않는 '에너자이저'라고 말한다. 1983년 애플에 입사해 지금은 이사회 멤버로 있는 그는 거의 매일 잡스와 얼굴을 마주하는 사이다. 캠벨은 "잡스가 회삿일을 잊거나 다음날 무엇을 할 지 허둥거리는 것을 본 적이 없다"며 "가치있는 것을 창조하고자 하는 동기가 그를 끊임없이 움직이게 한다"고 말했다.

캠벨은 잡스가 사람을 보는 안목이 특히 뛰어나다고 전했다. 면접을 할 때마다 그가 원하는 인재는 물론 어떻게 해야 뛰어난 인물을 가려낼 수 있는지를 정확히 알고 있다는 것이다.

캠벨은 또 "잡스가 잠시 회사를 떠나 있더라도 그가 키운 회사라면 한동안 영속성을 유지하겠지만 잡스라는 존재는 제품 개발 과정을 더욱 흥미롭게 만든다"고 덧붙였다.

아주경제= 신기림 기자 kirimi99@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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