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시아 금융시장에 대한 국내 금융권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저축은행들도 동남아 지역 공략에 나서고 있다.
국내에서는 은행 및 증권사에 밀려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렵지만 동남아 지역은 진입 장벽이 낮아 단기간 내에 입지를 강화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15일 저축은행 업계에 따르면 부산저축은행은 캄보디아 현지에서 국내 고객들이 직접 환전 및 현금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키로 했다. 이를 통해 고객층을 기업에서 개인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부산저축은행은 대형 저축은행 중 해외투자사업에 가장 적극적이다.
2년 전부터 '캄코씨티'라는 신도시 건설사업에 프로젝트파이낸싱(PF) 형태로 참여하고 있으며, 현지 은행인 캄코은행의 지분을 10% 보유하고 있다.
부산저축은행 고위 관계자는 "기존에는 기업고객에 대한 자금 지원에 주력했지만 향후 개인고객으로 영업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라며 "특히 앙코르와트 등 현지 유명 관광지를 찾는 국내 고객을 대상으로 수준 높은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현지 금융기관과 인력 교류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등 장기 전략을 추진 중인 저축은행도 있다.
토마토저축은행은 캄보디아 현지 은행인 베스트스페셜라이즈드은행과 교환 근무를 실시하고 있다.
토마토저축은행 관계자는 "캄보디아 은행 직원들이 서울을 방문해 1개월 동안 국내 업무를 경험하는 한편 우리 직원들도 3~6개월 단위로 캄보디아 연수를 가고 있다"며 "캄보디아 시장을 분석하고 현지 은행들과 친분을 쌓는 것이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부산저축은행 회장도 지난해 캄보디아 훈센 총리 아들의 결혼식에 참석하는 등 현지 인맥 다지기에 적극적이다.
저축은행들의 동남아 진출 움직임에 대해 전문가들은 현지 시장에 대한 철저한 분석이 선행돼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건호 KDI스쿨 교수는 "해외 투자에 나서려면 현지 시장에 대한 분석이 전제돼야 한다"며 "대형 저축은행들이 동남아 현지 은행에 지분 투자를 하고 있지만 경영권을 행사하지 못해 정보 파악에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동남아 금융시장 환경이 안정적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며 "무리하게 시장에 진입할 경우 시중은행에 비해 경영 기반이 취약한 저축은행이 더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말했다.
아주경제= 이미호 기자 miholee@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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