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경제적 번영을 바라는 모든 사회는 끊임없이 더 나은 렉서스를 만들어내려 시도하고 이를 세계에 몰고 나가야 한다. 그러나 누구도 단지 글로벌경제에 참여하는 것만으로 사회를 건강하게 만들 수 있다고 착각해서는 안된다. 그 나라의 정체성을 훼손시키면서 글로벌 경제에 참여한다면, 그리고 개인들이 글로벌체제 때문에 올리브나무의 뿌리가 으깨지거나 쓸려 나가 버린다고 느낀다면 그 올리브나무 뿌리들은 저항할 것이다. 그들은 들고 일어나 글로벌 체제의 목을 조르려 할 것이다...”
프리드먼은 ‘세계화’로 대변되는 일본 도요타자동차의 렉서스와 한 나라의 ‘정체성’으로 상징되는 올리브나무를 통해 세계화에 대한 올바른 방향을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세계 경제위기로 올해 우리 기업은 해외진출에 큰 애로를 겪었다.
올들어 지난 3분기까지 우리기업의 해외투자 규모는 전년동기대비 43.7% 감소한 100억 달러 수준에 그쳤다. 우리 기업의 해외진출이 위축되면 새로운 시장확보가 곤란해진다.
글로벌 생산기지 구축도 어렵게된다.
선진기술 습득과 에너지 및 자원확보 기회도 없다.
세계 경제위기는 기존의 진출한 우리기업의 경영상황도 악화시키고 있다.
최근 KOTRA가 중국에 진출한 우리기업들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적자를 기록중인 기업이 2007년 21%에서 올해는 34%로 증가했다.
그만큼 해외로 진출하더라도 성공하기가 쉽지않다는 얘기다.
실제로 국내에서는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유명 패션업체인 A사는 지난 2003년 중국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했다. 중국진출 당시 A사는 구찌, 아르마니, 갭 등 세계적인 명품 브랜드와 경쟁하겠다는 정공법을 구사했다. 그러나 뚜렷한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결국 중국사업에서 실패하고 말았다.
A사의 실패원인은 중국시장에서 자사제품 포지셔닝(Positioning)의 오류, 한국에서 성공이 중국에서도 통할 것이라는 자만(自滿), 현지 근로자들에 대한 주인의식 등 동기부여 결여 때문이었다. 즉 중국 현지화에 실패한 것이다.
반면, 전세계적인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해외시장 개척에 성공한 기업도 있다.
광통신용 모듈을 연구∙개발∙생산하는 중소기업인 (주)빛과전자가 그 대표적인 예다.
빛과전자는 지난 2005년 일본 거래선의 예고없는 수요급감으로 매출이 3분의1 이하로 떨어졌다.
매출이 급감하면서 영업이익마저 큰 폭의 적자를 내자 자구책이 필요했다.
결국 회사는 인건비와 생산원가를 절감하기 위해 중국으로 진출했고, 중국진출 3년만인 작년부터 흑자로 전환하게 됐다.
이 회사가 중국에서 성공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요인은 바로 현지화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빚과전자는 중국진출 준비단계부터 현지 관행 및 법규를 숙지했고 지방정부의 우호적인 협력분위기도 유도해냈다. 공장운영시 현지인들에게 권한도 과감히 위임했다.
현지인들과 동심일체(同心一體)의 환경을 조성해 현지인들의 정체성을 살려준 것이다.
세계화(렉서스)와 정체성(올리브나무)의 공존을 이끌어 내는 것. 바로 이것이 글로벌시장 개척의 성공비결이다.
아주경제= 박재붕 기자 pjb@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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