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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창현(서울시립대 경영학부교수/바른금융재정포럼 이사장) |
금융위기가 실물위기로 전이되면서 대부분의 국가에서 저성장과 고실업 현상이 나타나 많은 이들이 고통에 시달리게 됐다.
이러한 위기의 진원지로 지목받은 금융산업은 이미 지나친 레버리지와 무리한 영업으로 병들어가면서 주택부문의 버블과 자산유동화의 과잉이 맞물려 대형사고를 유발했다.
금융산업을 보는 일반인의 시선은 차가울대로 차가와졌다. 미국 금융을 상징하는 월스트리트라는 단어와 관련, 실물을 상징하는 메인스트리트라는 단어를 쓰면서 금융산업은 ‘그들만의 세계’라는 의미를 부여하는식의 적개심에 가까운 감정이 유발되는 상황마저 발생했다.
우리나라에서도 정도는 덜했지만 은행산업을 둘러싼 환경은 악화됐고 급기야 정부가 나서서 은행의 외화부채를 지급보증하는 상황까지 발생했다.
물론 이는 전체 경제의 안정성을 제고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시행된 조치이기는 하지만 이 과정에서 은행들이 상당한 도움을 받은 것은 사실이다. 곧이어 시행된 자본확충펀드같은 제도들도 일부 은행이 이용을 하기는 했지만 전체적으로는 은행의 안정성을 높이는 역할을 한 것 역시 사실이다.
그런데 은행산업이 어느 정도 정상화한 상황에서 최근 불거진 KB금융 사태를 보면 가슴이 무거워진다.
이번 사태는 지분이 외국인과 내국인주주에게 잘게 쪼개져 분산이 된 은행 조직에서 막강한 권한을 가진 사외이사들과 CEO가 협력을 하면 경영권을 비교적 쉽게 오랫동안 유지하면서 여러가지 혜택을 볼 수 있다는 점을 확인시켜 줬다.
사실 사외이사 제도는 이를 잘 시행하면 상당한 장점이 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러나 장점이 많은 이 제도도 경우에 따라서는 부작용을 낳을 수 있음을 목도하게 된 것이다.
사외이사제도가 협력을 통해 경영진의 장기집권을 도와주는 방향으로 작동한다면 이는 문제가 있다.
이 경우 정부가 나서서 부작용을 시정하기 위해 새로운 조치를 취하는 것은 일종의 시장실패를 교정하는 행위로 볼 수 있다.
물론 일부에서는 이를 ‘관치금융’이라며 반발을 하고 있지만 금융업은 처음부터 국가가 면허를 주는 대표적인 산업이며 공공성과 특수성으로 상시적인 규제기관이 존재하는 대표적 규제산업이다.
결국 금융업은 처음부터 일종의 ‘관치산업’인 셈이며 이 산업에 대해서는 ‘관치냐 아니냐’ 보다 ‘관치의 정도가 어느 정도이냐’가 문제가 되는 것이다.
최근같이 위기가 아직 완전히 극복되지 않은 상황에서 금융업이 비판을 받고 있는 경우 ‘관’이 개입하여 ‘치’를 하는 것을 너무 부정적으로만 보는 것은 문제가 있다.
외화보증처럼 어려울 때 정부의 지원을 받는 것도 따지고 보면 일종의 ‘관치’다. 유리한 것은 넘어가고 불리한 것만 관치라고 지적을 하며 부정적으로 묘사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최근 발표된 사외이사 제도 개선방안은 이러한 관점에서 경영진과 사외이사 간의 견제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임기제한도입 스톡옵션금지 등 다양한 조치를 담고 있다.
이러한 시도가 확실한 성공을 보장하지는 못하지만 적어도 그동안의 문제점을 상당 부분 시정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동시에 이러한 것들은 위기가 완전히 극복되지 않은 비상상황에 취해진 조치다.
따라서 감독 당국은 이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면서 효과를 지켜보되 문제가 발생하면 즉시 시정 할 수 있는 열린자세로 강화된 제도를 시행해나가야 한다.
이번 조치의 시행과 함께 금융산업의 위기가 극복되고 정상적인 발전궤도로 진입하기를 기대 한다./윤창현 서울시립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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