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현장에서 직접 건설공사를 맡아 수행하는 이른바 '십장'제도가 다시 도입되면 불법 하도급 폐해를 재발시킬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원장 김흥수)은 2일 '건설노무제공자(십장) 도입요구와 건설산업의 지속가능한 상생방안 모색' 보고서를 통해 "건설노무제공자 제도가 도입될 경우 건설 현장에 다단계 하도급의 폐해가 재발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심규범 건산연 연구위원은 "건설노무제공자는 2008년에 폐지된 시공참여자와 유사한 내용으로 도입에 앞서 적정성에 대한 검토가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공참여자제도는 부실시공을 근절하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1997년에 도입됐으나 실제로는 다단계 도급을 합법화하는 수단으로 악용됐다. 정부는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해 2003년 시공참여자제도에 관한 연구용역을 진행, '선 폐지 후 보완' 방향으로 의견을 수렴해 제도를 폐지했다.
정부가 도입을 추진중인 건설노무제공자는 전문공사를 시공하는 업종을 등록한 건설업자와 건설노무도급계약을 체결하고 공사의 시공에 참여하는 건설종사자를 뜻한다.
제도의 핵심은 건설현장에서 작업팀을 이끄는 팀장(통상 숙련근로자)에게 합법적으로 하도급을 줄 수 있도록 허용하는 내용이다. 정부는 이 제도를 도입하기 위해 지난해 12월 건설노무제공자 도입을 담은 '건설산업기본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 계류중이다.
심 연구위원은 "2008년 시공참여자제가 폐지된 이후 현장의 고용계약 관행이 늘고 사회보험 관리가 강화되는 등 긍정적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다단계 하도급 폐해의 재발이 우려되는 건설노무제공자제도의 도입보다는, 모든 구성원의 상생과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직접시공의 여건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즉 구성원 모두의 상생을 위해서는 모두가 공멸하는 시공참여자의 재도입이 아니라 모두가 상생할 수 있는 직접 시공 여건의 조성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시공참여자의 폐지에 따른 긍정적 효과와는 별개로 인센티브 부여, 적정공사비의 확보, 고용 비용 경감, 행정 부담 경감 등은 여전히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정부가 건설노무제공자제도 도입을 추진한 것도 이 때문이다.
심 연구위원은 이에 대해 "직접 시공 요소에 대한 인센티브 부여, 고용관리책임자에 대한 지원 강화, 건설고용보험카드의 확대 노력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주경제= 정수영 기자 jsy@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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