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특별취재팀=김은진,김면수 기자) “평택에서 함께 근무한 전우들이 어느 순간 싸늘한 주검이 돼 왔다는 사실을 지금도 믿을 수 없어요. 발령전 아내와 함께 식사를 하며 다음에 다시 만날 것을 기약했는데….”
22일 본지 기자와 전화통화에서 해군 제2함대 사령부에서 근무하다 올 초 타 근무지로 발령난 김某 상사는 천안함 772 희생 장병들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을 이렇게 전했다.
그는 "바다가 좋아 해군을 선택한 우리들이지만 이제는 그만 바다가 아닌 육지로 나와 부대로 귀환하길 바란다"며 미귀환 장병 8인에 대한 희망의 끝을 놓지 않았다.
이날 방문한 평택 해군 2함대 입구에는 ‘천안함 8인의 빠른 귀환을 간절히 소망합니다’라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이 김 상사를 비롯한 전국민의 마음을 대변하고 있었다.
평택 해군 2함대에 설치된 임시 안치소에 있는 38명의 해군장병 시신들은 사건이 발생한지 25일이나 지났지만 아직도 편안히 눈을 감지 못하고 있었다.
유가족들은 시신이 부패해 염이라도 제대로 하지 못할까 발을 동동 구르고 있는 상황이었다.
시신 보관 기간이 길어지면서 시신에서 냄새가 난다는 말이 흘러나오고 있지만 뾰족한 해결책이 없어 안타까움이 더해졌다.
그러나 아직 함수가 인양되지 않았고 실종자들의 행방이 밝혀지지 않아 유가족들은 먼저 장례를 치르는 것은 도리가 아니라는 집념만은 지키고 있는 모습이었다.
이런 탓에 천안함 전사자 가족 협의회 장례위원은 일부 언론이 함수 인양전에도 장례가 진행될 것이라는 보도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하기도 했다.
김태호 해군 2함대 정훈공보실장은 “함수 인양 전까지는 장례와 관련된 일체의 보도를 자제해 달라”며 “장례절차에 대해 해군과 장례위원, 가족 대표간의 다양한 의견이 수렴되는 과정에 있다”고 당부했다.
장례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밝혀진 장례의 격(해군장)과 기간(5일장), 장소(해군2함대) 외에는 구체적으로 결정된 내용이 없다는 것이다.
김 정훈공보실장은 “심신이 많이 힘든 유가족과 실종자 가족들이 추측성 보도로 인해 더 이상 상처받지 않게 해달라”고 강조했다.
이는 미귀환 장병들의 생사 여부를 확인한 후 장례를 치른다는 방침에 변함이 없음을 의미했다.
실종자 6가족 중 7명은 청해진항에서 승함해 인양 현장으로 오후 4시경에 출항할 예정이다. 소요시간은 10~12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오전에는 천안함 3ㆍ4번째 인양용 체인을 함체와 해상 크레인에 연결하는 작업을 진행하던 중 와이어가 끊겨 안양작업이 중단됐다는 소식이 들려오자 이들의 한숨은 더욱 깊어지기도 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해군은 인양체인 연결을 마무리해 90도로 누워있는 함체를 바로 세우는 작업에 착수해 빠르면 25일경 인양에 나설 것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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