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마지막주 화제의 책 "곤충의 밥상"

   
 
 

 

 


 

 

(아주경제 이규진 기자) 화제의 책  곤충의 밥상/ 정부희/ 상상의 숲

우리가 흔히 보는 풀 한 포기. 그 풀 한 포기는 생명의 원천이다. 많은 생명들이 뒤엉켜 살고 있기 때문이다. 풀은 이산화탄소를 먹이 삼아 영양성분을 만들고, 곤충의 잘 차려진 밥상이 된다. 잎사귀·줄기·열매·꽃잎 등이 모두 맛있는 밥상인 것이다.

풀 뿐만이 아니다. 곤충들의 먹이는 매우 다양하다. 사람들과 같이 다양한 밥상을 가지고 있다. 그들은 나무·버섯·시체 등을 골라 먹는다. 어떤 종류의 먹이를 먹느냐에 따라 외모도 다르고, 사는 곳도 다르다. 먹이가 충분할 시기에 알을 낳기도 하고, 식물을 먹다가 육식 곤충으로 진화하기도 한다. 원시 벌류는 먹이를 식물에서 육식으로 바뀌면서 허리가 잘록해졌다. 또, 공동육아를 하며 애벌레에게 먹이를 날라주고, 먹이 집을 따로 만들어 그 집에서 해결하도록 한다. 곤충들의 먹고 사는 방식은 굉장히 다채롭다.

길에서 변이나 시체를 보면 얼굴을 찌푸리게 된다. 그러나 이에 환장하는 곤충들이 있다. 바로 부식성 곤충들이다. 그들에게 변과 시체는 최고의 영양식이기 때문이다. 어떤 곤충들은 시체 밥상에 날라와 밥도 먹고, 알도 낳는다. 알에서 깨어난 애벌레는 시체 밥을 맛있게 먹으며 시체를 잘게 분해한다. 생태계의 먹이 순환인 것이다. 또 천의 얼굴이란 별명의 버섯과 버섯 살이 곤충은 자연의 중요한 분해자이다. 버섯은 죽은 나무에서 영양분을 취하면서 나무를 자잘하게 분해한다. 그리고 버섯 살이 곤충은 버섯을 먹으며 잔해를 분해하고 이는 결국 땅으로 돌아간다.  

이 책은 곤충들의 먹이방식을 통해 생태계를 알려주고 있다. 저자 정부희는 30대 초반부터 우리 식물에 관심을 갖고 새와 버섯 , 곤충 공부를 시작했다. 딱정벌레목 거저리과 중 르위스거저리아과를 분류해 석사학위를 받고 한국산 개미붙이과를 정리해 논문으로 출간했다. 한국응용곤충학회 한국곤충학회 등 활동하며 곤충생태에 관한 연구를 계속하고 있다.

이 책은 한국의 파브르 곤충기라 불릴 만큼 다양한 곤충의 습성을 자세하게 나타내고 있다. 보기 드문 도깨비거저리, 짝짓기 중에 입맞춤하는 알락파리 류 등 보기 드문 사진을 비롯해 500여컷의 생태사진이 실려있다. 생태계의 먹이망을 구성하는 곤충들의 생존전략도 생생하게 담겨있다. 곤충들의 먹이 적응 과정, 먹이 찾는 방법, 먹는 동안 천적을 피하는 방법 등이 흥미롭게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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