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권영은 기자) 최근 주택시장은 봄 이사철을 맞아 전세수요는 있는 편이지만 매매는 거래가 아예 실종된 상태다. 그러다 보니 신규 분양시장이 직격탄을 맞아 미분양이 속출하고, 지방의 경우 '계약률 제로(0)' 아파트마저 나타나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지난해 주택에 대한 금융 규제를 강화한 이후 주택거래는 서서히 감소하더니 올해 들어서는 아예 실종된 상태다. 특히 정부가 민간 아파트보다 저렴한 보금자리주택의 공급을 본격화하자 민간주택시장은 날개없이 추락하고 있다. 일각에선 버블론이 다시 고개를 들면서 본격적인 대세 하락이 시작된 것 아니냐는 우려마저 제기되고 있다.
주택시장의 한파는 신규 분양시장의 침체로 이어져 건설업체의 자금난을 가중시킬 수 있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더욱이 준공후 미분양은 건설업체에 심각한 금융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2월 말 현재 준공후 미분양 아파트는 5만40가구로 전달보다 소폭 늘었다.
지난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묻지마 청약'이 활개를 쳤지만 금융규제로 매수심리가 얼어붙자 시세 차익이 확실한 아파트가 아닌 경우를 제외하곤 수요자들이 매입을 꺼리고 있다. 언제든 잡을 수 있다는 인식이 박혀버린 경기 서북부 지역의 아파트는 분양에 나서는 족족 미분양을 양산해내고 있다.
분양을 마쳤다 하더라도 입주라는 문제가 남는다. 건설사들은 계약금 5%에 중도금 무이자, 나머지 잔금을 입주시에 받도록 하는 마케팅 전략을 구사해왔다. 결국 제 발목을 스스로 잡은 셈이다.
용인 파주 김포 등 신규 물량이 넘쳐나는 지역에선 저조한 입주율로 몸살을 앓고 있다. 입주율이 저조한 가장 큰 요인은 기존 주택의 매매가 안 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1월 말 현재 주택거래량은 지난해 9월 대비 50~60% 수준에 불과했다.
용인시 L공인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입주예정자들은 기존 아파트를 팔아 그 대금으로 잔금을 치르고 입주한다"며 "부동산 경기 침체와 대출규제로 거래가 묶인 데다 기존 주택의 가격마저 하락하자 신규 아파트의 입주율이 저조하다"고 말했다.
입주를 포기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용인의 한 아파트에 입주를 앞둔 김모(42)씨는 "2~3년 전 분양 당시보다 분양권 가격이 떨어져 속상한데 기존 주택마저 팔리지 않고 있다"며 "기존 주택을 처분한다 하더라도 입주를 위해선 추가적인 대출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입주 포기를 고려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주택시장의 침체는 건설업체를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미분양과 미입주로 인해 묶여있는 자금이 수십조원에 이른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건설경기 전체가 안 좋다지만 주택건설에 치중했던 건설사들이 대다수였던 만큼 이대로라면 버틸 수 있는 회사가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분양 실패는 PF의 부실을 낳고, 이는 곧 금융권의 상환 연장 거부로 이어져 업체의 목을 조이게 된다. 주택사업에 올인했던 중견업체들을 중심으로 위기를 맞을 수도 있다는 주장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주택시장의 거래만이라도 이뤄질 수 있도록 양도세와 DTI(총부채상환비율) 규제 등을 완화해야 한다"며 "금융규제 강화로 주택시장이 급격히 얼어붙고 신규 분양시장마저 위축되고 있어 건설사들의 연쇄부도가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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