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영화] 두 남녀가 벌이는 격렬한 반지하 반동거 '내 깡패 같은 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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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05-12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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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깡패 같은 애인'은 전혀 어울리지 않는 두 남녀가 반지하방이라는 공간에서 만나 일어나는 에피소드를 통해 사람 냄새 나는 훈훈한 이야기를 따뜻한 감성으로 담아냈다.

(아주경제 인동민 기자)    싸움 하나 제대로 못하는 동네 삼류 깡패 동철(박중훈). 일반인에게도 얻어터질 정도로 주먹보다는 입이 더 센 동철이지만 가오(?) 하나만큼은 굳굳하게 지키고 살아간다. 그런데 옆방에 어떤 여자가 이사 오면서 그 작은 자존심마저 흔들리게 생겼다. 나이도 한참 어린데다 겉보기엔 참하게 생긴 옆방 여자가 자신을 보고도 전혀 기죽지 않는다. 게다가 웬걸 이 여자, ‘옆방 여자’라고 부르면 눈에 잔뜩 힘주고 바락바락 대들기까지 하지만 어쩐지 신경 쓰인다.

대학원을 졸업하면 좋은 기업에 입사해 마음껏 능력을 펼치며 멋진 커리어 우먼이 되리라는 부푼 기대를 품고 상경한 열혈 취업 준비생 세진(정유미). 하지만 번번이 불합격이라는 고배를 마시고 남은 거라곤 깡 밖에 없다.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이사 간 반지하방, 그런데 옆방 남자가 하필이면 깡패. 벽 하나를 사이에 두고 이런 남자와 이웃사촌이 되려니 여간 신경 쓰이는 게 아니다. 더구나 이 남자 ‘옆방여자’라 부르며 꼬박꼬박 참견을 한다. 명색이 깡패라면서 맨 날 맞고 다녀 무섭지는 않지만 오만 참견을 다하는 오지랖에 신경이 쓰여 바득바득 대들게 된다. 그러나 뭔가 어설픈 이 남자가 왠지 싫지 않은데….

남자 투톱 영화, 스릴러 장르 등 다소 무거운 영화가 대세였던 상반기 극장가. 따뜻한 봄날만큼 따뜻한 로맨틱 혈투극(?) ‘내 깡패 같은 애인’이 밝고 유쾌한 장르를 원해온 관객에게 선보인다.

‘내 깡패 같은 애인’은 깡 없는 깡패와 깡만 센 여자의 야릇한 ‘반지하 반동거’를 그린 영화다. 전혀 다른 두 남녀가 벽 하나를 사이에 두고 만나 벌이는 에피소드를 담고 있다. 전혀 어울리지 않는 두 사람. 그러나 동철은 한 치의 양보도 없는 싸움을 하면서도 왠지 세진에게 마음이 쓰인다. 깡패라고 하지만 허술하기 그지없는 동철에게 세진도 은근히 관심이 간다. 전혀 어울리지 않는 언밸런스한 두 남녀의 반지하방 에피소드들을 겪으면서 조금씩 서로에 대해서 알아간다.

반지하방에서 한 치의 물러섬 없는 격렬한 대결이 벌어지지만 영화는 그들이 점차 가까워지는 과정을 유쾌하게 담아냈다. 서로 살아온 배경ㆍ취향ㆍ꿈도 너무 달라서 평생 만날 일 없을 것만 같던 두 남녀가 옆방 세입자로 만나 사사건건 부딪치는 그들의 이야기는 관객에게 오랜만에 로맨틱한 생기를 불어넣는다.

충무로를 대표하는 남자 배우 박중훈과 기대하는 여자 배우 정유미가 만났다. 연기경력 24년을 맞은 베테랑 연기자 박중훈은 임권택ㆍ윤제균ㆍ이준익ㆍ강우석ㆍ이명세 등 내로라하는 감독들과 호흡을 맞추며 굵직한 작품들을 통해 폭 넓은 연기력을 선보여 왔다. 정유미는 2004년 단편 ‘폴라로이드 작동법’으로 데뷔, ‘사랑니’ ‘가족의 탄생’ 등에서 신선한 마스크와 안정적인 연기로 일찌감치 관심을 모았다.

연기 경력은 다르지만 이렇듯 대중성과 작품성을 오가는 작품 선택의 성향과 행보가 닮은 박중훈과 정유미는 ‘내 깡패 같은 애인’으로 만나 완벽한 연기호흡을 선보인다. 또한 박중훈은 특유의 인간미 넘치는 자연스러운 연기로 유쾌함을 선사하며, 여기에 대선배 박중훈 앞에서도 전혀 기죽지 않는 정유미가 자신만의 매력을 마음껏 뽐냈다. 노련한 박중훈과 풋풋한 정유미가 만나 펼치는 독특한 연기 호흡은 신선한 재미를 불어 넣는다.

그동안 깡패 역을 가장 많이 맡은 박중훈. 그가 이 작품에서 또 삼류 깡패 동철 역을 맡아 연기 데뷔 25년 만에 용 문신을 했다. 등부터 가슴팍까지 이어진 용 문신은 깡패에게는 훈장과도 같은 것. 지금은 삼류 건달 신세이지만, 한때는 잘 나갔을지도 모른다는 전제를 살짝 보여주고 있다. 싸움도 제대로 못하고 입만 살았지만 가오 만은 지키고 싶은 동철 캐릭터를 알게 해주는 장치이기도 하다.

한편 대학 동기 중 고학력임에도 불구하고 취직을 못해 괴로워했던 친구의 모습을 보고 위로하고 싶은 마음에 시나리오를 썼다는 김광식 감독. 그간 드라마나 영화 속에서는 옥탑방을 많이 선호했지만 그림보다는 사실성을 더욱 살리기 위해 두 남녀가 만나고 이야기가 벌어지는 공간으로 반지하방 원룸으로 설정했다.

또한 각 캐릭터의 상황에 맞게 방을 꾸몄다. 세진이 방은 벽면에 빼곡하게 취업 자료를 붙여 놓음으로써 취업 준비생이라는 상황을 보여준다. 더불어 비즈 커튼을 달고 스탠드와 쿠션 등도 아기자기한 소품들을 활용함으로써 여자 방이라는 게 물씬 느껴지도록 만들었다.

그에 비해 별다른 가구와 소품 없이 휑한 동철의 방은 건조한 성격을 드러낸다. 하지만 책장에는 고등학교 교과서와 참고서가 꽂혀 있다. 영화 속 장면에서도 교육방송을 보는 설정이 있는데, 이는 고등학교를 졸업하지 못해 아쉬워 하는 캐릭터를 보여주고 있기도 하다.

문만 열면 마주치는 두 남녀의 팽팽한 신경전은 극장가에 시원한 흥행바람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된다. 20일 개봉.



idm81@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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