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유은정 기자) 금강산에 이어 개성공단 존폐문제까지 수면에 부상하면서 현대그룹이 진퇴양난의 처지에 놓였다.
현대그룹은 그룹의 상징적 역할을 해온 금강산 관광 중단에 따른 피해는 물론 계열사의 실적 부진도 심각한 상황이다. 또 재무건전성 악화로 재무구조개선 약정 대상 후보에 올라 그룹이 큰 타격을 입고 있다.
특히 현대그룹은 순환출자구조로 각 계열사들이 얽혀 있어 현대상선, 현대아산 등 계열사들의 실적 악화는 그룹 전체의 부실로 이어질 우려도 있다.
현대가 금강산 관광으로 타격을 입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01년 현대가 북한에 5억달러를 불법송금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2003년 대북송금문제 특검 과정에서 씻을 수 없는 아픔도 겪었다.
이 사건은 당시 평범한 주부였던 현정은 회장을 그룹의 총수로 변신시킨 계기가 됐다.
현 회장은 이때에도 금강산 관광 재개에 대한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었던 만큼 이번에 벌어진 사실상의 중단조치로 받은 충격 또한 헤아리기 쉽지 않다. 실제로 현 회장은 금강산 관광은 계속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금강산 관광 중단이라는) 최악의 경우는 생각하지 않고, 지금 상황에서 예단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라며 "이제라도 당국간의 대화가 재개돼 상황이 호전되길 바랄 뿐"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현대그룹은 전체 자산(금융계열사 제외)의 80%를 차지하는 현대상선의 실적에 따라 명암이 갈린다.
현대상선은 지난해 576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부채도 2008년 5조8915억원에서 6조6470억원으로 급증했다. 부채비율은 196%에서 284%로 치솟았다.
현대엘리베이터도 지난해 매출ㆍ영업이익 증가에도 불구, 대규모 순손실을 기록했다. 경영권 방어를 위해 현대상선 지분을 꾸준히 매입했기 때문이다. 현대엘리베이터는 현대상선의 재무구조 악화와 주가 하락으로 1898억원 규모의 지분법 평가손실을 입었다.
재계 한 관계자는 "금강산 관광 중단으로 현대아산이 입은 손실액이 1조5600억원 규모라는 추산도 나오고 있다"며 "채권단과 시장을 설득할 수 있는 현정은 회장의 리더십이 절실히 필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 3일 금강산 관광지구 내 현대아산 직원 등 24명이 동해선 남북출입사무소를 통해 귀국하는 등 모두 60명이 귀환했다. 현재 금강산에는 남북 간 연락과 시설관리를 위해 16명이 남아있다.
금강산 관광은 1988년 11월18일 금강호의 첫 출항 이후 고 박왕자씨 총격 피살사건으로 2008년 7월 중단됐다. 금강산에는 그동안 195만6000명이 다녀간 이후 발길이 끊긴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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