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주식 팔고 채권 산다

(아주경제 김경은 기자) 연초만해도 국내 주식과 채권을 동시에 사들였던 외국인이 유럽 리스크가 부각된 이후 주식을 계속 내다파는 대신 채권을 사들이고 있다.

1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외국인들은 채권시장에서 지난 14일 935억원, 17일 3360억원을 순매수 하는 등, 이달 들어서만 3조5000억원을 넘는 상장채권을 순매수했다. 같은 기간 주식시장에서 4조원가량 순매도한 것과 완전히 대비된다.

올해 들어 외국인들의 채권 순매수 금액은 28조9696억원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 전체 채권 순매수 규모(53조5823억원)의 54%에 해당한다.

이처럼 외국인이 주식과 채권에 대해 투자전략을 분리하는 이유는 유럽 재정 리스크 부각 이후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위험자산으로 분리되는 주식 비중을 줄이는 대신 채권 비중을 높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한국은행이 지난 12일 통화정책방향 설명서에서 '당분간'이라는 표현을 삭제해 언제든지 금리를 올릴 수도 있다는 신호를 보냈음에도 불구하고 외국인들의 채권 매수세는 지속되고 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글로벌 채권에 비해 원화채권의 상대적 매력도가 부각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박종연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재정 상태만 놓고보면 원화채권은 글로벌 안전자산으로 인식될 수 있다"며 "글로벌 채권 투자 자금이 재정위기를 겪고 있는 국가에서는 축소되고 한국과 같이 상대적으로 재정 상태가 양호한 국가에서는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이같은 외국인의 한국채권에 대한 투자는 국내에 달러자금의 공급처로써, 그리고 안정적인 재정자금의 조달처로써 긍정적인 기능을 할 수 있다.

다만, 외국인의 영향력이 확대됨에 따라 대외적인 요인에 의한 채권시장의 불안정성을 증대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없지 않다. 외국인의 투자자금이 급격히 유출될 경우 채권금리뿐 아니라 환율도 출렁일 수 있다는 것이다.

외국인의 채권 매수 추세는 유럽 재정 위기로 증시 변동성이 커지고, 원달러 환율이 강세를 보이는 한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신동준 동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원ㆍ달러 환율이 1200원을 넘지 않는다면 외국인은 원화채권을 매도하기보다는 관망하거나 매수 속도를 조절할 것"이라며 "원달러 환율 고점 확인 시점에서는 환율과 금리 측면에서 매력도가 높아진 원화채권을 적극적으로 매수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kkeun@ajnews.co.kr
[아주경제 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댓글0
0 / 300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