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권영은 기자) 48억 달러, 약 6조원에 가까운 금액으로 SK건설이 지난해 해외에서 가져온 일감이다. 2008년 해외수주액이 3조3123억원이었으니 무려 80% 정도 증가한 것이다. 그리고 그 이면에는 해외 플랜트 시장에서의 놀라운 성과가 자리잡고 있다.
해외 플랜트와 토목 분야에서 새로운 강자로 부상한 SK건설은 올해 시장 다변화와 사업영역 다각화를 통해 지속적인 성장기반을 확실히 다진다는 계획이다.
SK건설이 가장 기대를 걸고 있는 시장은 역시 중동과 중남미다. 쿠웨이트와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에서는 대규모 플랜트 공사 발주가 예정돼 있고 그 동안 공을 들여온 중남미에서는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SK건설은 지난 3월 에콰도르에서 하루 생산량 30만 배럴 규모의 '마나비(Manabi) 정유공장 신설 프로젝트' 기본설계를 단독으로 수주해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금액 2억6000만 달러(약 3200억원)로 에콰도르 국영석유회사인 '뻬뜨로에콰도르(Petro Ecuador)'사와 베네수엘라 국영석유회사인 '뻬데베사(PDVSA)'사의 합작법인인 RDP사가 발주했다.
SK건설은 기본설계를 수주함에 따라 2011년 중반 발주 예정인 125억 달러(약 14조원) 규모의 정유공장 신설공사 수주도 유력시되고 있다.
SK건설이 이 공사를 수주하게 되면 한국 정유공장 건설 사상 최대 규모의 해외 프로젝트가 되게 된다.
이번 계약의 큰 의미는 바로 기본설계 분야 진출에 성공했다는 점이다. 기본설계는 공정의 기초가 되는 핵심분야이기 때문에 미국, 유럽 등의 선진 업체가 독점하다시피 한 영역이다.
특히 하루 생산량 30만 배럴 규모의 대형 정유공장의 기본설계를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이나 경험을 갖춘 회사는 한국은 물론이고 세계 건설시장에서도 손꼽을 정도다.
SK건설이 마나비 정유공장 기본설계를 수행하게 됨에 따라 세계 최고 수준의 엔지니어링 및 초대형 프로젝트 관리회사 반열에 오르는 계기를 마련했을 뿐만 아니라 한국 건설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효과도 얻게 됐다.
또 한국건설업체의 주 무대인 중동을 벗어나 중남미 지역에서도 초대형 공사를 수행하게 돼 SK건설이 그동안 추진해 온 지역다변화 전략도 서서히 결실을 맺게 됐다는 평가다.
◇결과는 '인센티브'라는 보너스 = SK건설은 쿠웨이트에서 수행한 원유집하시설(GC-24) 공사와 관련해 최근 발주처로부터 인센티브를 받았다. 예정된 공사기간을 6개월 앞당겨 조기 완공한 것에 대한 보상이었다.
SK건설은 지난 2007년 3월 이 공사를 시작해 지난 3월 28일 준공허가를 취득했다. 당초 공사기간은 42개월이었지만 6개월 앞서 36개월 만에 마무리 지은 것이다. 프로젝트 조기 준공으로 SK건설이 받은 인센티브는 2950만 달러(약 330억원)였다.
SK건설은 성공적인 프로젝트 수행을 통해 인센티브는 물론 공기 단축에 따른 비용 절감, 발주처 신뢰도 학보라는 세마리 토끼를 잡은 셈이다.
이처럼 SK건설이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었던 것은 위험관리시스템 등을 미리 구축하는 등 준비가 철저했기 때문이다.
SK건설은 수주를 하자마자 위험요소관리시스템(Risk Factor Management System)을 가동시켰다.
위험관리시스템은 지난 10여 년 동안 쿠웨이트에서 플랜트 공사를 수행하며 축적한 다양한 노하우가 밑거름이 됐다. 그리고 이를 기반으로 각 단계마다 발생할 수 있는 위험 요소에 대해서는 사전 철저한 관리를 통해 제거해 나갔다.
국내 업체로 구성된 비상작업팀(Trouble Shooting Team)도 운영했다. 현지 업체나 제3국 업체가 갑자기 작업을 중단하는 사태가 발생해도 비상작업팀을 신속히 투입해 정상적인 공사가 이뤄지도록 했다.
시공사(SK건설)와 발주처(KOC), 감리회사(AMEC사) 모두가 공동의 목표를 위한 한 팀이라는 공감대도 조기 준공을 위한 원동력이 됐다.
한 예로 발주처 고위 임원이 직접 외국의 기자재업체를 방문해 의사결정을 신속히 함으로써 공기 단축에 기여했다는 후문이다.
이처럼 SK건설은 지속적인 글로벌화 추진과 함께 위험관리 역량을 더욱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10억 달러가 넘는 대형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만큼 위험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라는 판단에서다. 또 이를 통해 자연스럽게 수익성도 높이면서 우수한 품질로 발주처의 만족도 높여 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미래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연구와 개발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특히 플랜트 분야의 신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엔지니어링 기술을 한 단계 더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미국 휴스턴에 있는 기술센터를 통해 정유, 석유화학, 가스 플랜트 분야 기본 설계 역량을 더욱 강화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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