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15일(현지시간) 뉴욕외환시장에서 유로화는 1.23달러대를 상향 돌파했다.
이에 각국 증시는 유로존 재정위기 우려가 수그러들었다는 신호로 받아들이며 급등했다.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213.88포인트(2.1%) 오른 10404.77로 마감했다. S&P 500지수는 2.35%, 나스닥 지수도 2.76% 급등했다.
이날 일본 증시와 국내 증시도 상승세를 타며 한달만에 각각 1만선과 1700선을 회복했다.
유로화의 상승이 곧 글로벌 자금의 위험자산 선호로 해석되면서, 유로존 재정위기가 정점을 찍었다는 낙관적 전망으로 이어진 탓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유로화 약세는 유로존의 재정위기를 극복할 단초가 된다는 점에서 유로화 급등이 증시에 반가운 재료만은 아니다.
헤르만 반 롬파위 유럽연합(EU) 대통령은 이번 유로존 위기의 촉발은 지난 세계금융위기에도 강세를 유지했던 유로화 때문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롬파위 대통령은 파이낸셜타임스(FT)지와 인터뷰에서 "그동안 유로화는 국채에 매우 낮은 이자율을 제공할 정도로 강세를 보여왔다"면서 "강한 유로화 가치는 수면제의 일종이었고 우리는 문제(재정위기)가 심각해 지는 것을 깨닫지 못했다"고 말했다.
실제 유로화 약세는 유로존 4월 산업생산의 증가에 크게 기여했다. 유럽연합(EU) 통계청에 따르면 유로존(유로화를 사용하는 16개국)의 4월 산업생산이 전월 대비 0.8% 증가해, 당초 블룸버그통신 예상치(0.5%)보다 0.3%p나 웃돌았다.
유로화가 올해 초 대비 15% 이상 급락하면서 유로존의 대외 수출을 부양해 산업생산을 크게 개선시킨 것이다.
마틴 반 블릿 ING 그룹 연구원은 "유로화 약세와 글로벌 수요 회복으로 유로존 수출기업들이 수혜를 입을 것"이라 전망했다.
국내 전문가들도 남유럽 재정 문제 재발 여부는 유로화 약세에 달려 있다며 하락세가 지속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박형중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남유럽 재정위기가 촉발된 것은 정부의 희생에도 불구하고 민간회복의 징후가 없었기 때문"이라며 "이는 금융위기 동안 유로화가 지나치게 고평가돼 남유럽 국가의 경제회복을 저해했다"고 지적했다.
박 연구원은 향후 남유럽 국가의 재정문제를 완화시키기 위해서는 유로화 가치는 현재보다 10%이상 추가 하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로화가 약세 흐름을 보이지 않는다면 남유럽 재정이슈는 언제든지 시장 교란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박희찬 미래에셋증권 연구원도 아시아 외환위기 당시를 예로 들었다.
그는 "지난 97년 아시아 외환위기 당시 원화가치가 50% 이상 절하되면서 이듬해 경상수지 흑자가 400억에 달해 3년치 경상수지 적자를 한번에 메웠다"며 "유로화 평가 절하가 유지돼야 하는 근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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