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패배 후 비대위를 꾸리고 당의 변화에 목소리를 높이는 점, 그리고 전대를 앞두고 계파 갈등이 커지고 있는 점 등이 그렇다. 그러나 전대 후 재보선 승리를 통해 안정세를 되찾은 한나라당과 달리, 민주당은 뚜렷한 ‘반전’의 기회가 보이지 않아 이번 전대 결과가 당의 향후 진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선거 패배 뒤 치르는 전대, 화두는
민주당은 7·28재보선 패배의 책임을 지고 지도부가 모두 사퇴한 뒤, 박지원 원내대표를 위원장으로 하는 비대위를 꾸려 전대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박 원내대표는 선거 결과에 대해 “처절히 반성하고 다시는 이런 실수를 반복하지 않아야 한다”며 당의 변화와 쇄신을 강조했다.
앞서 한나라당도 6·2지방선거 ‘참패’를 이유로 정몽준 전 대표가 사퇴하면서 김무성 원내대표를 중심으로 비대위를 구성했다. 당시 한나라당의 최대 화두도 변화와 쇄신이었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대선자금 수사 문제로 비대위를 구성한 2003년 이후 7년 만의 첫 비대위 체제였던데 반해, 민주당은 과거 열린우리당 시절부터 ‘선거 패배→지도부 사퇴→비대위 전환’의 공식을 반복해왔다는 점에서 성격이 좀 다르다는 평가가 나온다.
◆치열한 계파 갈등, 해법은
민주당은 전대를 앞두고 주류·비주류 갈등이 노골화되고 있다. 당내 비주류 연합체인 ‘민주희망쇄신연대’는 4일 “지도부가 총사퇴한 가운데 지명직인 이미경 사무총장이 전대 준비위에 참여하는 건 원칙에 맞지 않는다”며 재선임을 요구했다. 주류 측에 대한 견제를 늦추지 않겠다는 의도다. 이런 계파 갈등은 전대 후에도 민주당이 해결해야 할 과제가 될 전망이다.
지난 대선 이후 친이(親李)·친박(親朴)으로 나뉘어 ‘내전’을 이어온 한나라당 역시 전대 과정에서 계파 청산을 부르짖었지만, 갈등의 골은 더 깊어졌고 선거 결과도 이를 벗어나지 못했다.
이와 관련, 민주당 박 원내대표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모든 정당은 계파가 있기 마련이다”면서도 “당에 이롭지 못한 일을 할 땐 비대위원장으로서 제동을 걸고 군기를 잡겠다”고 강조했다.
◆당권 도전, 누가 나서나
민주당 전대엔 ‘거물급’이 총출동한다. 사퇴한 정 전 대표와 정동영·손학규 상임고문 등이 출사표를 던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한나라당 전대는 유력 대권주자로 꼽히는 박근혜 전 대표와 이명박 대통령의 최측근인 이재온 전 국민권익위원장 등이 나서지 않은 가운데 ‘2선 전쟁’으로 치러졌다.
게다가 한나라당은 나경원, 이혜훈, 정미경 의원 등 3명의 여성 후보가 나섰지만, 민주당은 아직 이렇다 할 여성 후보군이 거론되지 않는 것도 차이점 중 하나다.
이에 대해 민주당 박 원내대표는 “여성 중에선 조배숙 의원이 최고위원 출마 의사를 갖고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다른 분들도 많이 나와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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