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장용석 기자) 박희태 국회의장의 ‘국회의원 세비 인상’ 발언이 정치권 안팎으로부터 거센 역풍을 맞고 있다.
박 의장은 지난 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특파원들과의 간담회에서 "‘외환위기’ 당시 고통분담 차원에서 의원들의 세비를 깎은 뒤 한 번도 인상이 이뤄지지 않았다"며 "지난 13년간 동결된 세비를 이제 원상회복시킬 때가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말힌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박 의장의 발언과는 달리, 의원 세비가 지난 13년간 65%나 인상된 것으로 확인되면서 온라인을 중심으로 “세비를 올리려면 최저임금부터 현실화하라”는 등 각종 비판이 끊이지 않고 있는 것.
심지어 박 의장의 ‘친정’인 한나라당에서조차 “(세비를) 올리는 건 타당치 않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안형환 한나라당 대변인은 8일 평화방송 라디오에 출연, 사견임을 전제로 “가처분 소득 차원에서라면 의원의 세비가 별로 많지 않다고 하겠지만 서민의 입장에선 굉장히 많다”면서 이 같이 말했다.
국회 사무처에 따르면, 지난 1998년 ‘외환위기’ 당시 연 6820만원이었던 의원 급여는 △2000년 7510만원 △2004년 1억90만원 △2007년 1억670만원 △2008년 1억1300만원 등으로 꾸준히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동결된 것은 2009년과 2010년뿐이었다.
게다가 지역구 의원의 경우 급여 외에도 차량 유류비와 사무실 운영비 등의 연 9000여만원(서울 기준)의 경비가 추가 지급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안 대변인은 “경제가 회복되고 있다지만 대기업 위주일 뿐 아직 중소기업과 서민은 그 온기를 누리지 못하고 있다”며 “의원은 사회 지도층으로서 솔선수범해야 한다. 의원이 받는 세비는 본인이 번 게 아니라 다 국민의 세금인 만큼 국민과 고통을 함께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승수 진보신당 의원 역시 이날 논평에서 "박 의장이 의원들의 입장을 대변한 것으로 보이나, 최근 헌정회법 개정 논란 등으로 국민정서가 차가운 점을 감안할 때 부적절한 발언이었다"면서 "박 의장은 지금이라도 민심을 읽고 세비인상 발언을 취소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앞서 국회는 지난 2월 65세 이상 전직 의원들에게 평생 매월 120만원을 지급토록 하는 내용의 ‘대한민국 헌정회 육성법’ 개정안을 처리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여론의 ‘뭇매’를 맞은 바 있다.
이와 관련, 안 대변인은 “정치인은 결국 국민정서를 따라가야 한다. 국민의 평균치 사고를 하는 게 정치인의 기본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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