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석방을 금지하는 등 처벌을 강화하면 아동 성범죄가 줄어들까. 이웃 나라 일본에서는 실제로는 정반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경찰청은 4일 기자회견을 열고 "통계를 분석한 결과 아동성범죄자의 경우 만기출소자의 재범률이 가석방 출소자의 두 배를 넘을 정도로 높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일본 경찰은 만 13세 미만 아동을 상대로 성범죄를 저지른 뒤 교도소에 갇혔다가 출소한 이들을 대상으로 형기에 따른 재범률의 변화를 처음으로 분석했다.
이런 일을 할 수 있었던 것은 2005년 6월부터 복역.출소를 관리하는 법무성이 아동성범죄자의 출소 시 거주지 등 정보를 경찰에 알려주도록 하는 제도를 도입한 덕분.
경찰은 이때부터 올해 5월까지 만 5년간 아동성범죄자 740명의 재범 여부를 추적한 결과 이 중 105명이 다시 성범죄로 검거됐고, 그중에서도 49명의 범죄 대상은 아동이라는 사실을 파악했다.
정밀 분석 결과 눈에 확 띈 것은 재범자 105명 중 70.5%(74명)가 형기를 다 마친 만기출소자인 반면, 보호관찰을 전제로 형기 도중에 풀려나는 가석방자는 29.5%(31명)에 불과했다는 점.
이는 석방 후 단기간만 비교한 것으로 기간이 길어지면 만기출소자의 재범률이 가석방자의 약 5.5배로 높아졌다.
아동성범죄 재범자(49명)로 범위를 좁히면 만기출소자 39명(79.6%), 가석방자 10명(20.4%)으로 차이는 더 확연해졌다.
일반 시민들은 아동성범죄 같은 흉악 범죄의 재발을 막으려면 처벌을 강화하고 가석방을 해줘선 안 된다고 생각하는 반면, 실제로는 가석방자의 재범률이 이처럼 현저히 낮아지는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
일본 경찰은 가석방자에게는 출소 후 보호관찰 같은 지도·감독이 따라붙지만, 만기 출소자에 대해서는 이런 제도가 없다는 점이 재범률의 차이를 낳는다고 보고 있다.
분석에 따르면 재범자 105명 중 출소 후 1년 안에 다시 성범죄를 저지른 이가 57명(54.3%)으로 절반을 넘었다. 성범죄자가 출소 후 짧은 기간에 재범할 비율이 높다는 사실이 일본에서도 입증된 셈.
가석방자 중 다시 성범죄를 저지른 31명을 정밀하게 분석해보니 28명(90.3%)은 가석방 기간(보호관찰 기간)이 끝난 뒤에 범행을 저질렀고, 가석방 기간에 성범죄를 한 이는 3명(9.7%)에 불과했다. 아동 대상 성범죄 재범자로 범위를 좁혀보면 가석방 기간 재범자는 한 명도 없었다.
범죄 전과자라도 출소후 일정 기간 누군가 자신을 지켜본다는 걸 의식하게 되면 좀처럼 성범죄를 저지르지 못한다는 걸 알 수 있다.
일본 경찰은 '아동성범죄자는 형기나 처벌의 엄한 정도보다는 주변의 시선을 더 의식한다'는 결론을 토대로 아동성범죄 대책을 재검토하기로 했다.
안도 다카하루(安藤隆春) 경찰청 장관은 4일 회견에서 "(출소자의) 사회 복귀라는 측면을 충분히 고려하면서, 사전 동의를 전제로 (경찰관에 의한 출소자) 면담 등 제도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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