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3일 북한의 연평도 무력 도발에 대응해 우리 군이 발사한 K-9 자주포 포탄의 상당수가 북한의 군사시설이 아닌 논밭 등에 떨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위성사진이 공개됐다.
2일 국제 정보분석기업 '스트래트포' 웹사이트에 게재된 북한 개머리 지역 위성사진을 보면 K-9 자주포 피탄 흔적 14곳이 모두 북한 논밭에만 나타나 있다.
반면 길을 사이에 두고 북한군 방사포 6문이 나란히 배열되는 포대로 추정되는 곳에는 피탄 흔적이 보이지 않는다.
우리 군이 대응 사격으로 발사한 K-9 자주포가 상당 부분이 북한의 군사시설을 타격하지 못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스트래트포는 이 사진이 위성사진업체 디지털글로브가 지난달 26일 연평도에서 북서쪽으로 17㎞가량 떨어진 북한 개머리 인근을 촬영한 것이라고 밝혔다.
디지털글로브 위성사진은 북한 개머리 인근 지역에 4개의 포격 진지가 구축돼 있음을 보여주며 이들 가운데 적어도 한 곳이 한국군 대응 포격의 표적이 됐다고 스트래트포는 분석했다.
스트래트포는 또 북한의 연평도 포격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한 것은 해안포가 아니라 북한 4군단에서 배치된 방사포(MLRS)라고 지적했다.
한편 우리 군 대응 포격과 관련, 한나라당의 김무성 원내대표는 2일 최고위원회의에서 "K-9 자주포 80발이 발사됐는데 위성사진으로 탄착점이 확인된 것은 45발이며 나머지 35발은 바다에 떨어졌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K-9 자주포가 반경 50m를 쑥대밭으로 만든다고 국방위에서 보고받았으나 (이번 대응시) 논에 조금 흩어진 것밖에 보이지 않았다"며 "가슴 떨리는 심정으로, 국가정보원장이 모두 정밀 조사해 대통령에게 보고하고 국민에 알려야 한다. 국민이 군의 현 상황을 알아야 하며 이번 일이 군 쇄신을 위한 전화위복이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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