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길마다 눈과 입이 즐거운 경남 하동 여행

(아주경제 윤용환 기자) 세계인의 축제 ‘여수세계박람회’가 2012년 5월 12일부터 8월 12일까지 3개월간 전라남도 여수에서 열린다. 준비위원회는 여수를 중심으로 반경 100km 지역 중 하동, 구례, 보성 등 16개 지역을 지원지역으로 선정해 숙박·음식·쇼핑분야 지정업소를 선정하고 여행코스 50선을 추천해 남해안 권을 찾는 여행객들에게 편의를 제공할 계획이다. 경남 하동은 때 묻지 않은 지리산을 뒤로하고, 앞으로는 섬진강과 남해 바다가 그림처럼 펼쳐지는 ‘삼포지향(三抱之鄕)’의 절경을 품고 있는 곳이다.

남해고속도로에서 하동IC로 들어서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길’이라고 불러도 좋을 만큼 유명한 섬진강변 19번 도로를 만난다.

하동송림~평사리 공원~최참판댁~남도대교~화개장터~쌍계사~지리산으로 이어지는 일명 ‘하동포구 팔십리’다. 계절마다 색다른 얼굴로 나들이객들을 맞이하는 이곳은 드라이버 내내 감탄사가 절로 난다. 4월 십리 벚꽃 길이 화사한 맛이라면 겨울 초입의 고즈넉한 풍경은 또 다른 즐거움이 묻어난다.

하동군 동쪽 남해연안에 우뚝 솟은 금오산 정상에서 바라 본 다도해와 일출은 장관이다. 남쪽으로 펼쳐진 다도해 바다와 이름 모를 섬들이 마치 한 폭의 동양화처럼 펼쳐져 있고, 북으로는 지리산 주능선이 끊임없이 이어져 달리고 있다.

말굽 모양의 산릉이 빙 두르고 정상아래 달바위 전망이 일품인 금오산은 그동안 군사시설 때문에 통제가 심해 등산객의 발길이 뜸했다. 지금은 거의 철거돼 산행이 자유롭다.

새해 첫날이면 전국에서 해돋이를 보려는 사람들로 몰려 발 디딜 틈이 없다. 하동군은 해맞이 공원을 조성 중이다.

해발 800m의 지리산 중턱에 위치한 청학동과 환인·환웅·단군을 모신 신선도 수행도장인 청학동의 삼성궁은 하동을 특별한 곳으로 만들어주고 있다. 청학동은 삼신봉 남쪽자락으로 한 폭의 그림처럼 펼쳐진 지리산 마을로 고운 최치원 선생이 은거하던 곳이다. 수많은 묵객들이 이상향을 찾아 나섰던 바로 그런 곳이란 느낌이 드는 산세와 물줄기를 자랑한다.

청학동 산길을 휘돌아 1.5km가량 걸으면 만날 수 있는 삼성궁은 정통 도맥인 선도를 지키고 신선도를 수행하는 곳이다. 마이산의 돌탑과 흡사한 모양의 돌탑이 완경사를 이룬 골짜기 여기저기에 푸른 하늘과 맞물려 솟아 있다. 최고 10m에 이를 정도로 웅장하다.

쌍계사는 신라 성덕왕 21년에 문을 열었다. 처음에는 옥천사로 불렀다. 문성왕 2년에 진감국사가 ‘쌍계사’라는 절 이름을 내려 지금까지 내려오고 있다. 국보 제47호인 진감선사대공탑비를 비롯해 보물 6점 등 수많은 문화제를 보유하고 있다.

진감선사대공탑비의 비문에는 당대 대표적인 문인 최치원의 글씨가 새겨져 있다.

지리산 불일폭포와 하동포구 백사청송도 빼놓을 수 없다.

해발 720m에 위치한 불일폭포는 지리산 10경의 하나다. 쌍계사에서 약 3km 떨어져 있다. 길이 험하지 않아 쉬엄쉬엄 1시간 20분이면 충분하다. 높이 60m, 폭 3m로 2단으로 이루어져 있다. 겨울철에는 수량이 줄지만 대신 빙폭은 새로운 볼거리다.

하동포구 백사청송은 조선 영조 때 부사 전천상이 방풍과 방사를 목적으로 섬진강변에 식재하였던 것이 260여년이 지나면서 날 국내 제일가는 노송 숲이 되었다, 숲의 면적은 2만6000㎡에 달하고 1000여 그루의 노송이 우거져 있다.

하동군은 악양면이 2009년에 슬로시티로 인증되면서 자연과 환경, 인간이 서로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는 웰빙 도시로 거듭나고 있다.
지리산 거대한 능선이 남으로 가지를 친 남부능선의 대미에 해당되는 성제봉 아래 펼쳐진 넓은 평야지대가 악양 ‘무딤이들’ 평사리다.

동학혁명에서 근대사까지 우리 한민족의 대서사시인 박경리의 대하소설 ‘토지’의 배경인 이곳 평사리에는 소설속의 최참판댁이 한옥 14동으로 되살아났다. 조선후기 우리민족의 생활모습을 재현해 놓은 토지세트장도 잘 조성돼 있다. 매년 가을이면 토지문학제가 열리는 평사리 문학관도 좋은 볼거리다. 소설 토지의 주인공을 캐릭터로 개발해 관광 상품으로 판매하고 있다.

봄 철쭉으로 유명한 형제봉 중턱의 고소성은 신라시대 축성된 것으로 천년 역사의 손때가 묻어있다.

이밖에도 하동읍성, 화개장터, 한국 최초 공룡 알 화석 발견지도 둘러볼만 하다.

아름다운 자연을 만끽했다면 하동이 자랑하는 최고의 특산품인 하동녹차와 재첩을 맛볼 차례다.

하동군 화개면에는 수령 1000년을 자랑하는 차나무가 자리를 지키고 있다. 차 시배지 명성에 걸맞게 어디를 가나 녹차 밭이 눈에 띈다. 지리산의 이슬을 머금고 자란 야생차 잎을 손으로 빚어 만드는 하동녹차는 그 맛이 독특하고 향이 진하다.

매년 5월 초면 하동 야생녹차 문화 축제가 열린다. 하동의 맛을 꼽으라면 머니 머니해도 재첩이다. 물 좋은 섬진강 재첩은 전국 제일로 친다. 비타민 등 각종 무기질이 풍부하게 함유하고 있어 재첩으로 끓인 국은 탁월한 숙취해소 효능으로 최고의 속풀이 해장국으로 꼽힌다.
매콤달콤 재첩회와 재첩전도 빼놓을 수 없다. 재첩국이 깔끔한 맛이라면 얼큰한 참게 매운탕은 또 다른 별미다.

여행에 지친 고단한 몸을 쉬어가려면 지리산 자락의 수류화개가 제격이다. 수류화개는 전통한옥의 진수를 느낄 수 있는 곳으로 총 6채로 구성돼 있다. 6채 모두 주인이 손수 지었는데, 가장 위쪽의 한옥은 경북 안동의 도산서원을 그대로 본 떠 지어졌다고 한다. 화개천을 내려다보는 수류화개의 아름다운 전경과 주인장의 구수한 입담에 하룻밤만 묵고가기엔 아쉬운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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