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주경제 이재영 기자)정유업계가 올해 지속성장을 골자로 대대적인 경영체질 개선에 나설 전망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세계 금융위기 이후 잔뜩 움츠렸던 국내 정유4사는 작년수출액이 300억달러를 초과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실적이 크게 개선되며 올해 사업 운용 폭이 넓어졌다. 특히 올해 완공되는 다수 대규모 프로젝트를 바탕으로 정유업계가 사업체질 개선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관측된다.
올해부터 3개 회사로 출범한 SK이노베이션이 먼저 신호탄을 쏘았다. 석유, 화학, 윤활유, 자원개발 및 첨단 에너지기술 사업을 독립경영체제로 운영하기로 한 것. 이를 통해 각 사업의 의사결정 속도를 높이는 등 경쟁력을 제고할 방침이다. 무엇보다 주력사업인 석유 외에 화학사업 등의 매출을 확대해 지속성장을 가능케 한다는 의도가 깔려 있다.
SK이노베이션 구자영 사장은 “현재 40조의 매출을 거두는 거대 회사가 2020년 매출 120조, 영업이익 11조라는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석유, 화학 등 각 사업 영역에 최적화된 경영시스템을 갖추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밝혔다.
GS칼텍스와 현대오일뱅크는 기존 석유사업의 체질개선에 보다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고도화증설을 통한 고부가가치 사업영역을 확대해 이를 지속성장의 동력으로 삼겠다는 방침이다.
작년 말 제3고도화시설을 가동한 GS칼텍스는 올해 그 가시적인 성과를 앞두고 있으며, 오는 3월부터 2013년까지 또다시 1조원을 투자해 제4고도화시설을 건설키로 했다. 이 시설이 완공되면 GS칼텍스는 35.3%의 고도화능력을 확보해 업계 선두가 된다.
이에 앞서 현대오일뱅크는 이달 안으로 현재 증설 중인 제2고도화설비를 완공해 오는 5~6월부터 상업가동에 돌입할 계획이다. 이 시설을 통해 30.8%의 고도화능력을 확보하게 되는 현대오일뱅크는 향후 2년여 동안은 업계 선두 자리를 꿰차게 된다.
GS칼텍스는 이와 더불어 신사업도 확대해 나가고 있다. 특히 작년 2차전지의 음극재 개발에 성공해 올 상반기 공장 건설에 착공한 이후 금년 말 양산에 돌입할 전망이다. 허동수 GS칼텍스 회장은 “업계 최고의 경쟁력 확보, 신사업의 성공적 사업화 등을 중심으로 경영활동을 전개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오일뱅크도 작년 현대중공업에 인수된 이후 신사업 검토를 위한 사업부서를 신설했으며, 글로벌 시장 진출 확대를 모색하고 있어 올해 신사업 투자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한발 앞서 고도화증설에 투자했던 S-OIL은 올해는 석유화학사업에서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한다. 2009년 6월부터 진행돼온 1조4000억원 규모의 온산공장 확장 프로젝트가 올 상반기 완공을 앞두고 있기 때문. 이 증설을 통해 S-OIL은 연산 160만t 규모의 파라자일렌(P-X)과 58만t의 벤젠·톨루엔·자일렌(BTX) 생산능력을 확보하게 된다.
S-OIL 관계자는 “작년 STX와 MOU를 체결한 이후 석유사업 및 해외사업, 신재생에너지, 해외광물자원개발사업 등의 협력방안 모색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밝혀 추가적인 신사업 진출의 가능성도 열어뒀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