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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신년하례식에 참석한 이건희 회장 |
삼성은 5일 이에 대한 화답으로 43조1000억원 규모의 올해 설비투자계획을 발표했다. 이는 삼성 사상 최대의 연간 투자계획이고, 전년에 비해서도 18% 늘어난 것이다.
삼성이 지난해에도 36조5000억원이라는 사상 최대의 설비 및 연구개발 투자를 단행했던 것을 고려하면 2년 연속 투자기록을 갱신한 셈이다.
재계에서는 삼성의 이 같은 공격적인 투자 행보가 가능한 배경으로 이건희 회장의 복귀를 꼽는다.
재계 한 관계자는 “오너경영의 가장 큰 장점인 과감한 투자가 이뤄지고 있는 것”이라며 “전문경영인이라면 책임의 한계가 있어서 이 같은 결정을 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삼성은 지난 2007년 4월 이건희 회장의 퇴진 후 2년 넘게 계열사 독립경영체제를 운영했지만 선도적인 투자를 단행하지는 못했었다.
특히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전세계 경제를 얼어붙게 하면서 이듬해인 2009년에는 일명 ‘시나리오 경영’에 돌입했었다, 투자 관점에서 보면 시나리오 경영은 사안에 따라 처방하는 방식을 활용했다는 것으로 대규모 투자는 생각할 수 없었다.
이와 관련, 삼성 관계자는 “당시에는 삼성전자가 적자가 난다는 때였고, (이 회장의 사퇴로) 내부 분위기도 어수선해서 과감한 투자가 불가능했다”고 말했다.
이런 분위기가 급반전 한 계기는 2009년 말 이건희 회장의 특별사면이다. 연이어 지난해 3월 24일 이 회장이 삼성전자 회장으로 경영복귀를 공식화하면서 대규모 투자가 이뤄질 수 있었다.
이 회장은 복귀 일성으로 “지금이 진짜 위기”라며 ‘10년 후의 삼성’을 준비하기 위한 미래경영을 지시했다. 이후 삼성은 지난해 5월 신수종 사업에 23조원을 투자하겠다는 미래경영 청사진을 제시했다.
또 지난해 삼성은 시설투자에 24조9000억원, 연구개발 투자에 10조6000억원 등 36조5000억원에 이르는 투자를 단행했다.
이에 대해 최지성 삼성전자 부회장은 “이건희 회장의 경영복귀 이후 그룹 전체에 활기가 넘치고 있다”고 지난해 9월 공식적으로 밝히기도 했다.
또 이 회장의 복귀는 투자결정에서만 의미가 한정되지 않았다. 이 회장은 삼성그룹이 나아갈 큰 방향을 고비마다 제시했다.
지난 12월에는 21세기 새로운 10년의 경영화두도 던졌다. 지난해 12월1일 자랑스런 삼성인상 시상을 위해 서울 서초 본사에 나왔던 이 회장은 내년도 경영 화두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새로운 10년이 시작 되는데, 옛날 10년하고 달라서 21세기 10년은 굉장히 빠르게 온다고 생각한다”며 “조금 더 정신을 차리고 저도 긴장해야 하고, 임직원들도 신경써서 더 열심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삼성은 12월 말 ‘젊은 조직’으로 대표되는 대대적인 그룹인사를 통해 21세기 새로운 10년에 대한 준비에 박차를 가하게 됐다.
여기에 그룹의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할 미래전략실의 새로 출범시켜 삼성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꾀하기 위한 신성장동력 발굴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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