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오민나 기자) 영화 ‘말죽거리 잔혹사’ ,황석영의 ’강남몽(夢)’, 조정래의 ’허수아비 춤’, 드라마 ‘자이언트’ 그리고 주현미의 ‘비내리는 영동교’ 의 공통점은?
정답은‘강남’이다. 40년도 채 걸리지 않아 사람들의 가슴 속 ‘신화’로 자리잡은 그 곳, 너도나도 입성(入城)하고자 안달이 난 강남을 주제로 한 전시가 열리고 있다.
서울역사박물관에서 준비한 ‘강남 40년:‘영동’에서 ‘강남’으로’는 강남의 변화상을 담은 전시다. 40년 전, 강 너머 한적한 농촌이었던 영등포 동쪽 지역 ‘영동’이 어떻게 오늘날 서울에서 가장 번화한 ‘강남’이 될 수 있었는지 그 과정을 보여준다.
전시장에서는 1954년부터 2002년까지 양재꽃시장~ 서초구청~ 강남역~ 신사역~ 남부터미널~ 교대역 등지의 모습을 항공사진으로 살펴본다. 큰 밭에 불과했던 강남은 불과 몇 십 년 사이 고층빌딩이 빽빽이 들어섰고, 인파(人波)가 붐비는 상전벽해(桑田碧海)의 모습을 이뤘다.
전시장 한 가운데에선 영상이 흘러나온다. 1963년 서울로 편입되기 전 조용한 농촌이었던 강남의 잠원동 (동산말-잠원의 옛 이름)토박이와 도곡동 (역말-도곡동의 옛 이름)토박이를 만난다. 또 71년 당시 서울시 도시계획국장이었던 손정목 씨의 인터뷰도 들어본다.
개발 열풍에 휩싸였던 강남의 새로운 풍속도도 전시회에서 만날 수 잇다. ‘말죽거리 신화’라고 불리는 강남지역의 엄청난 땅값 폭등, 부동산투기로 등장한'복부인'들, 강남 유흥업소의 '밤 문화', 8학군의 등장과 사교육 열풍 등을 짚어본다.
강북지역에서 인분을 퍼다가 농사를 짓고, 강북 억제정책의 일환으로 일종의 '수혜' 를 입은 강남이 오늘날 차지하는 위상을 전시회장에서 돌이켜보며 관람객은 격세지감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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