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NYT)는 9일(현지시간) 베트남 경제가 직면한 문제점을 지목해 그 원인을 분석했다.
NYT는 이웃 국가들이 외환보유액을 늘려 가고 인플레를 상대적으로 잘 억제하고 있는 상황에서 베트남만이 홀로 경제적 불안을 겪고 있다며 이를 ‘섬’으로 묘사했다.
베트남은 7%대 고속 경제성장률을 유지하고 있지만 식료품 등 생필품 가격이 치솟아 노동자층을 압박하고 있는 상황이다.
통화가치도 지속적으로 하락해 현재 공식 환율 이하로 떨어졌다. 이에 따라 금·달러 암시장이 번성하고 있다.
업계와 경제전문가들은 베트남 경제의 고질적 병폐가 '아담 스미스 경제체제와 칼 막스 정치의 이상한 조합'에서 비롯됐다고 지적한다.
수년동안 베트남 정부는 공산당이 국영 대기업을 이용해 국가를 번영으로 이끌 것이라며 ‘국영기업이 경제의 선봉에 서있음’을 강조해 왔다.
그러나 베트남 국영조선공사인 비나신이 파산위기에 처해 디폴트(채무불이행)를 선언하자 최근 국영기업 의존형 경제구조의 단점이 부각되고 있다. 일부 경제학자들은 국영기업들을 베트남 경제의 '암'적 존재로 지칭한다.
한 예로 조선회사인 비나신은 온천·오토바이·부동산 등 450여 업종으로 발을 뻗어왔다. 그러나 수익을 내고 관리하는 데 실패해 45억 달러에 달하는 부채를 안고 파산 위기에 처하게 되자 최근 정부로부터 긴급 구제금융을 받기로 했다. 또 올해에는 세금이 면제돼 이자 없는 대출을 받게 될 것이라고 현지 언론이 전했다.
이같은 조치에 대해 업계는 국영기업 감싸기에 급급한 정부에 "엉뚱한 데 돈을 쓰고 있다"며 질타하고 있다.
베트남 경제는 공산주의 체제의 잔재인 국영기업, 그리고 치열한 경쟁 속에 던져진 민간기업으로 나뉘어 있다.
국영기업은 정부투자금의 40%를 사용하는 데도 불구하고 국내총생산(GDP)의 25%만 생산하고 있어 비효율적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그렇지만 쉽게 망하지 않고 여전히 수많은 업종에서 건재하고 있다.
경제전문가들은 국영기업이 문어발식 비효율적 경영을 지속할 경우 통화시장은 물론 대부분의 시장이 악화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국영기업이 자력갱생이냐 시장으로부터의 퇴출이냐를 공산당이 결정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