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창규 지식경제 연구개발(R&D) 전력기획단장은 10일 출입기자들과 함께한 신년회 자리에서 “한국산업은 ‘따라잡기’에만 능하다”며 “치고나갈 방법을 모르기 때문에 먼저 나서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과거 중앙처리장치(CPU) 시장에서는 인텔같은 기업이 기술 주도로 잘해왔지만 이제는 시장 주도로 판이 바뀌어 이에 대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것.
황 단장은 “대학의 경우도 원천기술은 높게 치면서 상용기술은 미천하고 단기적인 것으로만 생각하는데 그래서는 안된다”며 “이러한 환경을 고쳐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자신이 플래시메모리 시장에서 성공한 이유도 대만 회사들과 애플의 MP3를 보면서 이쪽 시장이 열릴 것을 알아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황 단장은 “일본이 우리보다 월등히 위에 있지만 다양한 분야에서 기득권을 갖고 있진 않다”며 “우리는 따라잡는 기술이 대단한데 이것을 우습게 보면 안된다”고 말했다.
한편 기술분야에서 위협적으로 따라오고 있는 중국을 따돌리기 위해서는 융복합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세종대왕이 창제한 한글만 봐도 우리가 융복합에 있어 강한 반면 중국은 약하다”며 “스마트폰은 휴대전화가 아니라 PC기 능이 강하기 때문에 PC를 잘하는 곳에서 융합해야 한다”고 대답했다.
나아가 애플이 아이튠즈 등으로 경험을 쌓는 동안, 우리나라는 스마트폰을 너무 저평가해 시작이 늦었다고 지적했다.
황 단장은 “아이폰과 갤럭시를 다 쓰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아무래도 사용자환경(UI)이나 콘텐츠 분야에서 뒤처진다”며 “갤럭시S등 우리나라 스마트폰의 하드웨어 경쟁력은 대등한 수준이지만 소프트웨어 등에서는 문화적인 토대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이어 “하지만 우리나라가 빠르게 추격하고 있는 만큼 시간이 좀 걸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IT의 다음 단계와 관련해서는 “앞으로 어떤 시대가 오든 사람과 기술, 기계가 모두 연결될 것”이라며 “D램과 플래시에 이은 새 패러다임이 만들어지면 경기에 따라 등락하겠지만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