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일본 현지 언론에 따르면 최근 화학기업 '도레이'는 올해 한국에 660억원에 달하는 투자를 결정했는데 그 주된 요인이 전기요금이 저렴해서다.
당초 도레이는 대규모 탄소공장을 짓는 이 프로젝트를 실행할 장소로 한국과 중국을 저울질했다고 한다. 그런데 결국 인건비가 저렴한 중국보다 전기요금이 저렴한 한국을 택했다는 것.
이와 관련, 도레이 관계자는 중국이 아닌 한국을 탄소섬유 거점으로 택한 이유에 대해 "탄소섬유 생산에는 많은 전력이 필요하다"며 "한국은 전기요금이 일본의 절반 정도로 중국과 비교했을 때도 30~40% 저렴하다"고 언급했다.
같은 이유로 일본의 자동차 부품 기업 '츠바키 체인'도 한국에 투자하기로 했다. 츠바키 체인은 2014년까지 부산 진해에 240억원을 투자하며 부품공장을 건설할 계획이다.
일본의 또 다른 화학기업 '아사히카세히'도 한국 내 투자를 늘리는 데 저렴한 전기요금이 한몫 했다. 아사히카세히는 한국 내 아크릴수지 공장을 증설하는 데 2700억원을 투자키로 했는데 그 이유로 원화 약세와 함께 저렴한 전기요금이 거론됐다.
뿐만 아니라 일본의 '스미토모화학'도 아크릴수지 공장을 한국에 설립하는 투자를 현재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일본의 기업들이 한국 투자를 늘리고 있는 것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전기요금이 원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지만 생산규모가 크다면 안정적인 전력공급이 필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기름값 등 연료비 및 난방비가 인상되는 데 비해 저렴한 전기요금은 에너지 낭비를 일으킨다는 문제 제기가 끊이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기름값에 부과되는 세금을 낮추고 국제 수준에 비해 저렴한 전기요금을 인상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처럼 전기요금이 외국 기업을 유치하는 장점이 되고 있는 부분은 지금까지의 전기요금에 대한 논란에 새로운 관점을 부여할 것으로 보인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